아슬아슬 종로구 'D등급 건물'…낙석사고 1년반만에 리모델링

노후건물 대응 미흡 지적도

서울 종로구 서린동 무교동사거리에 위치한 D등급 건물 외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있는 균열 투성이 건물이 낙석사고 발생 1년6개월여만에 리모델링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건물 소유주에게 관련 절차를 맡기면서 노후 건물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부동산 업계 및 종로구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서린동 무교동사거리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 소유주가 이달 리모델링을 위한 착공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건물 외벽 일부가 떨어지며 낙석 사고가 발생했던 이 건물은 당시 안전진단 후 C등급을 받았으며, 올해 실시한 재조사에서는 D등급으로 최종 진단 돼 현재는 출입구가 봉쇄됐다. 건축물 안전진단 결과 C등급은 건축물에 광범위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음을 의미하지만 D등급은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 긴급한 보수ㆍ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사고 당시 이 건물 3층 외벽이 떨어져 1층 카페 간판이 파손되기도 했다. 준공된지 58년이 지난 이 건물은 현재 육안으로도 외벽 곳곳에 심한 균열이 가 있다. 출입을 막기 위한 경고문을 부착하고 일부에는 안전띠를 둘러놨지만, 건물 인근은 자유롭게 통행이 가능하다.

사고 이후 육안 점검을 마친 종로구청은 해당 건물의 안전에 문제가 있으니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소유주에 통보했다. 이후 소유주는 펜스를 설치하는 수준의 임시조치를 했으며, 지난 9월에는 종로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심의 허가를 받은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이후 태풍이나 폭우 등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근 건물로 출퇴근을 하고있다는 김모(42세)씨는 "매일 이 곳을 지나다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안전이 신경쓰였다"면서 "낙석사고가 발생한 지 오래됐는데도 1년이 넘게 그냥 방치돼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오모(31세)씨는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 이렇게 노후한 건물이 오랜 기간 폐쇄된 채 있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고 전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리모델링 등에는 건축심의 등 관련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면서 "소유주의 조치와 유지관리로 큰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소유주가 착공 계획을 낼 예정으로 조만간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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