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에 익명으로 전달된 ‘돈봉투’…기부천사 ‘화제’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재길 기자] 지난 12일 고운기 전북 고창군청 농생명지원과장 앞으로 한 통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보내는 사람은 ‘고창주민’으로만 적혀 있었고, 신원을 밝히지 않는 방법으로 고창관내 소인이 찍혀 있는 서류봉투였다.

고 과장은 우편물을 뜯어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5만원 다발뭉치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총금액은 696만6000원(5만 원 권 139매, 1만 원 권 1매, 1000원 권 6매)에 달했다. 돈다발과 같이 들어있던 한 장의 종이에는 손글씨로 “농민수당에 사용하여 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전부였다.

고 과장은 농민수당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과장으로, 지역 농업 관련 종사자의 ‘뜻있는 기부’로 예상됐다. 앞서 고창군은 전라북도 최초로 농민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지난 9월 추석 전 첫 지급을 시작했다.

특히 민선 7기 고창군은 지난 7일 출범 이후 ‘농생명문화 살려 다시 치솟는 한반도 첫수도 고창’을 군정 슬로건으로 정하면서 ‘농생명 식품산업’을 군정 제일 방침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여기에 농생명지원과를 전체 조직의 수석과로 하는 조직개편과 지역 농생명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기탁자의 바람과는 달리 농민수당은 고창군의 예산에서 나가는 ‘보조금’으로, 기부금이 예산에 포함될 순 없다. 이에 고창군은 고민 끝에 고창군장학재단에 기탁해 농생명식품산업을 공부하는 고창관내 대학생 등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고운기 농생명지원과장은 “이 땅에서 땀흘려 농사짓는 농민들을 위한 고창군의 마음에 고창의 주민이 응원하고, 격려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농민을 위한 일, 고창군 농생명 산업을 위한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눔과 봉사, 기부천국 한반도 첫수도 고창만들기에 익명 기부천사의 거액 기부가 큰 디딤돌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김재길 기자<ⓒ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박선강 기자 skpark82@naver.co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