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신이 주신 선물 '자가재생 의료기술'

유석환 로킷 대표이사

지구상의 생명체가 가진 역사 43억년 동안 생명체는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자가재생 능력이 있었다. 인간은 지난 100년 동안 외부에서 어떤 물질을 만들어서 몸에 주입해 치료하는 패러다임에서 우리 몸에 내장돼 있는 기술들을 활용해서 개인별 맞춤으로 노화를 방지하고 장기의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난 이후 성장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기까지 노화라는 과정을 겪는다. 노화는 각종 신체면역 시스템 및 기능을 떨어뜨리고 난치병 등 다양한 질병을 불러오기도 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현재 노화 역시 새로운 질병이 됐다.

대형 제약사의 대량생산 약품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치료율은 통상 50% 선에서 그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면역거부 반응을 줄인 자가세포 재생 의료기술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처방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모든 인간이 다르게 가진 세포, 조직, 면역력, 재생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장기재생기를 주목할 만하다.

최근 정부도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고 2025년까지 국가 연구개발비를 4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성장(스케일업) 전용펀드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2조원 이상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며 바이오헬스 기업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관련된 세제 혜택도 늘릴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3만9301명으로 집계됐다. 올 연말까지 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 기증자는 지난해 3396명으로 대기자의 10%도 되지 못한다. 기증 희망 등록자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장기 이식 대기 시간은 평균 1199일로 결국 장기 기증을 받지 못하고 눈을 감는 환자도 하루 평균 3.9명으로 발표됐다.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국민의 장기 기증을 독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우리는 기술 개발을 통해 그들의 기다림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동물의 몸속에서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연구를 허용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장기 재생, 장기 이식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다.

환자에게 맞춤형 의료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재생 기술은 혁신적이다. 인공 장기를 구현하는 바이오잉크, 오가노이드, mRNA 등의 장기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초창기 쥐 등 동물에서 채취하던 바이오잉크의 기초가 되는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ㆍECM)은 이제는 인체유래 ECM까지 개발을 앞두고 있다. 면역거부 반응 없는 임상 적용이 가능한 ECM의 개발은 장기 재생의 또 다른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표된 당뇨발(당뇨성족부궤양) 치료술은 자가지방세포를 활용해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고 인체의 곡면을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 4D바이오 프린터 기술과 장기재생이 만나 장기의 손상부위 재생에 있어 높은 정확도를 구현한다. 병원의 수술방 안에서 장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복잡한 의료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아 치료비를 절반으로 줄여준다. 개발도상국의 환자들도 최적의 치료술을 접할 수 있다.

노화는 곧 질병이다. 항노화와 노화지연에 대한 욕구만큼 고령화와 의료비 및 사회보험 등 재정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글로벌 제약업계는 다단계, 높은 마진의 유통체계 속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재생의료는 의료비를 낮추면서도 환자에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 세계 재생의료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한국의 자가장기재생 기술발전에 주목해야 한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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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집부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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