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수산고 ‘낡고 위험한 실습선’ 교체 시급

노후 실습선 22년째 운항, 세월호 참사 잊었나?
전남교육청 ‘실습선 교체는 공감, 문제는 예산 확보’

완도수산고 실습선 청해진호 (사진제공=완도수산고)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전남 완도수산고 실습선이 낡고 부실해 안전에 큰 위협을 주고 있어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수산계 마이스터고인 완도수산고는 실습선 ‘청해진호’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운항하며, 전남 관내 2개교 및 인천해양과학고와 경남해양과학고, 성산고등학교 등 여러 해양 관련 학교에도 실습을 지원하고 있다.

5일 전남도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청해진호’는 444t 전체 길이 54.30m의 트롤어선으로 지난 1998년 9월 ▲해양수산부 30억 원 ▲전남교육청 20억 원 ▲교육부 10억 원, 총 60억 원을 지원받아 건조된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박실습을 포함해 매년 162일간 운항하는 실습선이다.

문제는 22년째 운항하다 보니 선저 강판은 부식됐고, 청소 탱크와 배관은 녹물이 발생하고, 선박 엔진도 낡아 항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선박법 개정으로 수면 위로 거주 구역을 설치해야 할 규정에도 실습선 ‘청해진호’는 선박 밑바닥에 학생 침실이 창문이 없어 비상 탈출 시 안전이 우려되는 상태다.

실습선 관계자는 “선박 통로와 갑판 사이가 비좁아 교육에 애로사항이 많고, 중국과 일본, 대만 등 해외로 실습을 하러 가면 현지 안전조사에서 지적을 많이 당한다”며 “행여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완도수산고 학교 관계자는 “1000t 새 실습선 교체를 위해 해양수산부에 200억 원, 전남도교육청에 100억 원을 포함해 총 300억 원 예산의 계획서를 제출했다”며 “현장실습과 에너지 효율성 및 안전성 등을 고루 갖춘 실습선으로 교체되면 동남아뿐 아니라 미국 하와이에도 실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실습선 교체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교체 이후 선박 유지비 및 인건비 등 운영비로 매년 20억 원의 지출이 예상돼 도교육청이 한 학교만을 위해 큰 비용을 고스란히 끌어안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안전을 위해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은 충분히 공감한 내용이라며 다만 1000t 선박 및 300억 원 지원은 타당성 조사가 필요해 오는 12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12월 말 용역 입찰과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내용을 근거로 해양수산부와 교육부에 지원·심사 요청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완도수산고는 올해 졸업 인원 80명 중 97% 이상이 어업 및 수산물 가공 등 수산계열 직종에서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학교로, 현장 경험을 쌓은 학생들은 졸업 후 식품 관련 기업과 원양어업 분야의 대기업, 수산분야 공공기관에 취업시키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서영서 기자 newsfact1@naver.co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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