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퇴진운동에 자사車 불매운동까지…한국GM 노조 파업 '점입가경'

한달여만에 재개한 임단협도 교섭 결렬
노조 20~27일 부분파업 결정
사장 퇴진·불매운동 등 역대급 대응 예고

이달 9일 한국GM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 한국GM 부평공장 내 설비들이 멈춰선 모습(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한국GM이 '노조 리스크'에 또 다시 멈춰섰다. 노사는 지난 19일 한 달여 만에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교섭 결렬 직후 노조는 빠르게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파업에 더해 카허 카젬 사장에 대한 퇴진운동과 미국 본사로부터 들여와 판매하는 자사 수입 모델의 불매운동까지 추진키로 했다. 노조가 '역대급' 강경대응을 예고하면서 최근 신차 출시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던 한국GM의 계획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전날 9차 임금협상 단체교섭 결렬 직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7일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달 13일 8차 단체교섭 이후 한 달여 만에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노조는 일단 20일 생산직 전ㆍ후반조 4시간씩, 사무직 조합원은 5시간 파업에 나선다. 24일부터 27일까지는 생산직 조합원들이 6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소속 조합원을 제외한 8000여명 수준이다.

쉐보레 트래버스(사진=한국GM)

이미 이달 중순 3일에 걸쳐 전면파업을 강행한 한국GM 노조는 이번엔 파업 외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일단 미국 GM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차량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추진한다.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최근 내놓은 신차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콜로라도가 이틀 만에 사전계약 500대를 돌파하는 등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불매운동이 최근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노조는 카젬 사장 등 외국인 임원을 대상으로 퇴진운동까지 벌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측은 '수용 불가' 원칙을 들며 완강하게 맞서고 있어 갈등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65% 인상, 성과급 250%과 사기진작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고 못 박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신차에 대해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것은 회사는 물론 노조에게도 최악의 수"라며 "논란이 계속될수록 미국 본사에서 구조조정 등을 고려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