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빠진 채 '한국'이 대신 사죄?…DHC '반쪽짜리' 사과 논란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혐한(嫌韓) 방송으로 비난을 샀던 일본 화장품 제조사 DHC의 한국지사 DHC코리아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 본사와 조율 없이 한국지사가 단독으로 사과한 탓에 '반쪽짜리 사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DHC코리아가 김무전 대표 명의로 낸 사과문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받고 있다. DHC코리아는 "DHC테레비(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동의하지 않지만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사죄한다"며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이 여러분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고,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해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DHC 자회사 'DHC테레비'에 방영된 한 정치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이 한국인들 비하하고,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사과문이다.

하지만 이 사과문은 되레 한국 소비자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 혐한 발언의 당사자나 DHC 본사의 입장이 아닌, 한국지사인 'DHC코리아'가 내놓은 입장이기 때문. 실제 DHC코리아의 입장 발표 이후 SNS에는 "잘못은 일본이 하고, 왜 사과는 한국이 하냐"고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DHC테레비 측은 방송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야마다 아키라 대표이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어떤 내용이 혐한이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며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평"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DHC 불매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을 비롯한 롭스, 랄라블라, 부츠 등은 DHC 제품 판매와 발주 중단에 나섰고, 롯데닷컴, SSG닷컴 등 온라인쇼핑몰도 동참했다. DHC 모델로 활동해 비난을 받았던 배우 정유미도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부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