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재상장, 청신호?…日 주총장 향하는 신동빈(종합)

옛날같지 않은 면세점 수익성은 발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복귀 후 처음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면서 호텔롯데 재상장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사 해임 부당소송과 관련 한ㆍ일 양국에서 잇따라 패소,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되면서 신 회장이 이날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편 핵심과제인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비전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재상장까지의 길은 험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6일 일본 도쿄 신주쿠 사무실에서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참석을 위해 조만간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신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처음 참석하는 롯데홀딩스 주총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원(one)롯데'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국정농단 사태로 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작업이 올스톱됐다. 신 회장의 복귀 무대에서 재상장 관련 로드맵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주총 이후 롯데홀딩스가 논의 내용을 밝힐 것"이라며 호텔롯데 재상장 관련 내용이 나올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지주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호텔롯데는 지주회사 출범 전까지 사실사의 지주사 역할을 했던 계열사로,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율이 99%에 달한다. 지주회사와의 합병을 위해서는 상장을 통한 기존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이 필수적이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일본 주주들에게 주주가치 제고 등 '당근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지주가 해외 호텔사업 핵심인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26%를 호텔롯데에 매각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게다가 신 회장의 발목을 잡던 경영권 분쟁 문제도 신 전 부회장의 패소로 사실상 종결된 상태로, 한국롯데 중심의 그룹 통합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이사직 해임이 부당하다며 일본 대법원에 상고한 3심에서 최종 패소했다. 다만, 여전히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데다 호텔롯데의 중심인 면세점 산업이 경쟁 격화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겪고 있어 상장이 단기간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면세점 시장은 3월과 5월 월매출이 2조원을 넘어서며 연간 매출액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경쟁 심화로 한화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고 발을 뺄 정도다. 또 정부가 최근 서울에만 대기업 시내면세점 특허 3곳을 더 내주기로 하면서 앞으로 시내면세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과거와 달리 이익이 크게 늘지 않아 아직 내부에서는 (재상장)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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