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로 북한 주민들의 내부 동요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제재가 풀리기를 기다리지말라"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자력갱생의 슬로건으로 '강원도 정신'을 재차 꺼내들었다.
2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자력갱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강원도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촉구했다.
신문은 이날 '자력갱생, 자급자족, 이것이 진수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은 혁명과 건설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풀어나가려는 견결한 혁명정신이며 자기에게 필요한 모든것을 자체로 생산보장하려는 원칙적 입장"이라면서 "강원도정신은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진수로, 본태로 하고있는 우리 시대의 위력한 투쟁정신"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같은 날 '단위발전과 전략'이라는 제목의 별도기사에서 강원도가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자연환경의 호혜없이도 자력으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날 경제토대가 미약하여 나라에 보탬은커녕 부담만 끼치던 강원도"라면서 "하지만 오늘은 도의 지리적특성을 살려 능력이 큰 발전소들을 건설하여 전기덕을 단단히 보고있으며 자력갱생기지들을 품들여 마련하여놓고 그에 의거하여 도의 살림살이를 자체로 꾸려나가고있다"고 했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 정권이 '강원도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대북제재로 인한 사회경제적 고통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하노이 회담 이후 주민들의 피로도가 상당한 수준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하노이행을 이례적으로 신속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해제'는 물론 경제적 번영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가져올 것처럼 선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끝내 '빈손'으로 돌아왔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북한 정권은 바로 그러한 주민들의 실망감과 무력감을 '자력갱생'과 '강원도 정신'으로 채찍질하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의 자주로선은 위대한 승리와 번영의 기치이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그 누구에게 기대를 걸거나 제재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환상과 의존심, 수입병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무슨 문제나 자체의 기술인재에 의거하여 우리 나라의 자원으로 풀어나가려는 관점이 머리에 꽉 배겨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전인민적인 총돌격전, 총결사전은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수 있다고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우리는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자존심높이 자력갱생대진군의 불길을 더 세차게 일으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