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단기 상환 부담 커지는 신원

신용도 낮아 자금조달 난항 전망
실적악화로 재무구조도 악화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의류 제조기업인 신원이 회사채 등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신용도 저하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잇따른 실적 악화로 재무구조도 나빠지면서 단기 상환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원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투자 수요를 타진하고 있다.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원은 2017년에 2년 만기로 발행한 회사채 100억원어치의 만기가 이달과 다음달에 50억원씩 차례로 돌아온다. 다음달에는 3개월 만기의 전자단기사채도 차환해야 한다.

하지만 충분한 규모의 상환 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신용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등 자금 조달 여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원의 신용등급은 BBB0에서 투기등급 직전 등급인 BBB-로 내려앉았다. 단기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락했다.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를 차환하더라도 이자 비용 급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원의 신용도 악화는 실적과 재무상황이 동반 악화됐기 때문이다. 신원은 발주사들의 단가 인하 압력, 인도네시아 법인 철수, 핸드백 수주 감소 등으로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순손실로 2017년 발행한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규모가 1900억원을 넘지 못하는 등 재무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단기 차입금 부담도 확대됐다. 2018년 말 총차입금은 1369억원으로 2017년의 1547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차입금이 모두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여서 연내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가 3년 연속 지속되면서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12배를 상회하는 등 재무적 부담이 큰 상태다.

여기에 자회사인 신원지엘에스 소유의 마포 본사 부동산과 물류 센터 등을 차입금 담보로 제공해 놓은 상태여서 담보를 활용한 자금 조달 여력도 크지 않은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16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과 회사채 발행 등을 활용해 급한 유동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시장성 차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CB 발행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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