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정준영 법원 출석…'혐의 모두 인정· 사죄하며 살겠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유통한 혐의로 구속의 갈림길에 선 가수 정준영(30)이 법정에 들어서기 전 자필사과문을 읽으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날 정씨 이외에도 버닝썬 직원 김모씨와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폭행 사건의 피의자인 버닝썬 이사가 21일 구속 기로에 섰다. 또한 강남 클럽 ‘아레나’의 폭행 사건 피의자인 용역 경비원 윤모씨의 구속심사도 열린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이 사건을 파헤쳐온 경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임민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성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등이용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정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정준영은 9시32분에 검은 양복차림으로 도착했다. 정준영은 취재진 앞에서 자필로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수사기관의 청구내용을 일체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며 “다시한번 저로 인해 고통을 받으시는 피해자 여성분들 사실과 다르게 아무런 근거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 입으신 여성분들, 지금까지 저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앞으로도 수사과정에 성실히 응하고, 제가 저지른 일들을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가겠다”며 사과했다. 이어 취재진이 “단톡방에 동영상 올렸는데 동의 받고 촬영했나”, “2016년에 증거 조작됐다고 하는데 본인 알고 있었나”등에는 대답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21일 출석했다. 정씨는 영장심사를 받기 전 취재진 앞에 자필로 적은 사과문을 읽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

정씨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과 함께 있는 이른바 ‘버닝썬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도 함께 열린다.

또한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부장판사도 같은 시간 '버닝썬 사태' 도화선이 된 김상교(28)씨 폭행사건의 피의자인 장모 이사에 대한 영장심사가 열린다. 장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이 클럽에서 손님인 김씨를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를 받는다. 다만 이날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영장심사가 진행된다. 장씨는 당시 김씨를 때리고도 경찰에서는 쌍방폭행임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넘도록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가 경찰의 재수사 끝에 붙잡힌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 폭행사건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를 받는 윤씨에 대한 영장심사도 임 부장판사의 심리로 승리와 같은 시간 진행된다.

윤씨는 2017년 10월 28일 오전 4시께 아레나에서 손님 A씨를 폭행해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고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에 나섰으나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았다.이후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증폭되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재수사에 착수해 2주 만에 윤씨를 입건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마약 유통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부실수사 논란에 재차 시달렸던 경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혐의 내용을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준영의 구속영장 심사를 맡은 임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국면에서 각종 압수수색 영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신광열 부장판사는 버닝썬 내부에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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