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하노이(베트남)=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두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하노이에 온 전용 리무진은 JW메리어트 호텔에 멈춰섰다. 멜리아 호텔은 VIP의 방문을 준비하는 듯 연일 보안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북·미 관계자들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는 모습이 포착되며 정상회담장으로 낙점됐을 가능성을 키웠다.
23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오후 4시께 경호 담당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의전팀과 함께 메트로폴 호텔을 방문해 약 1시간 40분 동안 호텔 안팎을 집중 점검했다.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김 부장은 닷새 연속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의 숙소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지만, 미국측 인사들도 이 곳을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정상회담장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도 미국 측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 1명이 김 부장 일행과 함께 상의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정상회담장 유력 후보군 중 하나이던 메트로폴 호텔에 김 부장 일행이 다시 방문, 미측 인사로 보이는 인물과 시설을 체크한 만큼 회담장으로 최종 낙점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투숙한 호텔이기도 하다.
메트로폴 호텔 외에는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과 오페라하우스 여전히 정상회담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정상의 숙소도 구체화되고 있다.
23일 오전 미국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 '캐딜락 원' 두 대가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 모습을 나타냈다. 일본 요코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대형 전략수송기를 통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한 차량은 하노이 시내를 관통해 JW메리어트 호텔에 오전 10시께 멈춰섰다.
그간 JW메리어트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일찌감치 거론돼 왔다. 이번에 미 대통령 전용 차량마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 곳이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확정됐음을 시사한다.
호텔 내 베트남 측 경호 관계자들은 '캐딜락 원'을 찍은 일부 사진기자들의 카메라를 확인한 뒤 사진을 지울 것을 요구하는 등 경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의 숙소는 메트로폴 호텔과 멜리아 호텔이 유력했는데, 메트로폴 호텔이 정상회담장으로 무게가 기울면서 멜리아 호텔이 최종 낙점될 가능성이 커졌다.
멜리아 호텔은 북한대사관과도 가깝다. 멜리아 호텔의 경우 이날 오후 군인 7∼8명이 호텔 정문과 주변 화단, 분수대 등을 수시로 수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비에는 이미 보안 검색대가 설치되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호텔 직원은 "26일은 호텔 전체가 예약이 만료돼 레이트 체크아웃(late check-out)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북·미 회담 때문인가"라고 묻자 긴 설명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26일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입성할 것으로 유력시 되는 날이다.
멜리아 호텔은 북측 고위 인사가 베트남을 방문할 때 흔히 투숙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곳에 짐을 풀었다.
하노이(베트남)=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