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자담배 아이폰' 쥴 담배법으로 규제 검토

-현행 담배사업법에선 담뱃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 제품만 담배로 규정…담배 기준 느슨

-美선 청소년 소비 사회문제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전자담배 아이폰'이라 불리며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쥴'(JUUL)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자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법 개정을 통해 쥴을 '담배'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행 법으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쥴을 규제하기 위해 법 개정까지 염두에 둔 관리체계 수립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서는 쥴이 들어오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할 수 없다"며 "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실무자들은 쥴의 국내 진출에 대비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담배사업법에서 정의하는 담배의 기준이 느슨하다"는데 공감하고 "쥴을 담배 범위로 넣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 담배사업법에서는 담뱃잎에서 추출한 형태의 천연 니코틴을 함유한 제품만 담배로 분류한다. 천연 니코틴이더라도 담뱃잎이 아니라 줄기, 뿌리에서 니코틴을 추출한 경우나 합성 니코틴은 담배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합성 니코틴은 환경부의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니코틴 유동물질로 관리된다. 따라서 니코틴 추출 부위나 천연 니코틴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니코틴 개념을 폭넓게 해석해 담배로 규정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관련 법에서 담배로 분류되지 않으면 19세 미만 판매 금지를 비롯해 광고·판촉 제한, 경고문구 표기 등 각종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쥴의 경우 니코틴을 어디에서 추출했는지, 천연인지 합성인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지금 상태에서는 청소년들이 구매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쥴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광범위하게 소비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류영진 식약처장도 전날 가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에서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도 선제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한다. 법에 걸려야 학생들에게 판매가 금지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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