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역대 최악의 불황입니다. 올해 들어 매출 최저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어요. 설날·밸런타인데이 특수는 아예 기대도 안합니다. 폐업을 할지 말지 고민 하고 있습니다."(종로 편의점주 김 모씨)"새해가 이렇게 두렵기는 처음입니다. 남들은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직원 둘 여유도 없는데 무슨 사장님입니까? 임대료·인건비에 벌벌 떨면서 언제 식당을 접어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영등포 식당 사장 최 모씨)기해년 새해가 밝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절망 섞인 하소연이 봇물을 이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데다 주휴수당까지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정부 발표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임대료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그야말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설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특수'는 기대도 않는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종로에서 A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진숙(45·가명)씨는 "작년보다 올해 설날과 밸런타인데이 관련 제품 판매가 더 저조할 것 같다"며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교환해도 올해 더 힘들 것이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본사에서는 대량 발주를 바라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B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최인수(56·가명)씨는 "설날 선물세트는 점포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판매가 부진해서 진열용ㆍ구색용으로 소량 발주하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특히 올해는 해체가 가능한 상품 위주의 선물세트만 발주해서 안팔리면 나중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해 들어 최저 매출을 갱신하고 있다"면서 "곧 계약 만료인데, 편의점을 그만 접을까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C편의점을 운영하는 양승모(49·가명)씨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작년보다 인건비가 30%가량은 더 오른다"면서 "실질적으로 시급 1만원 시대인데, 임대료도 올라 밤낮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300만원 남짓 가져가는데 차라리 가게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소형슈퍼 사장 박상오(58ㆍ가명)씨도 올해 대목 장사는 포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다들 먹고 살기 힘드니 안주고 안받는 트렌드가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구색용 선물세트 몇 개만 진열할 예정인데 그마저도 단품 위주로만 조금 팔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편의점을 해보라고 자꾸 찾아와서 권유하는데, 슈퍼도 편의점도 둘다 만만치는 않을 것 같고 정말 자영업자가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고 토로했다.외식 자영업자들의 비명은 절규에 가깝다. 서울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미선(52) 씨는 "새해 들어 손님들 발길이 더 줄었는데 아무래도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 외식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주휴수당 때문에 새해 들어 2명을 더 고용했는데, 장사도 신통치 않고 명절이 다가오는 것도 기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