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사이트.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1월29일 설문조사 서비스 ‘오픈서베이’가 2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SNS) 및 검색 포털 이용 트렌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 달 간 유튜브를 이용한 적 있는지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78.8%의 사용자가 그렇다고 답했다.이는 네이버 블로그(65.8%), 페이스북(60.2%) 등 SNS 서비스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다. 주로 이용하는 SNS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유튜브를 선택한 응답자가 27.6%로 가장 많았다. 이는 작년 대비 8.8%나 높은 수치다.문제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른 ‘확증편향’ 우려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유튜브는 이용자가 특정 영상을 보면 관련 영상을 추천한다. 예컨대 ‘태극기 부대 집회’ 영상을 봤다면 이에 준하는 정치적 보수 영상이 추천되는 셈이다. 결국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유튜브는 홈페이지를 통해 “1분마다 400시간 분량이 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개인 시청 시간, 좋아요 선택, 콘텐츠,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해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동영상을 찾는다”고 홍보하고 있다.이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유튜브의 알고리즘이지만 결국 다양성과 객관성을 배척해 사회갈등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문제는 사실 확인이 안 된 이른바 ‘가짜뉴스’의 확장이다. 지난해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전국 성인남녀 121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34.0%가 유튜브로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같은 해 3월 조사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뉴스를 접한 적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 1050명 중 69.2%에 달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튜브는 지난해 7월 ‘가짜뉴스’ 퇴치에 2,5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못 하면 확증편향에 따른 가짜뉴스는 더 확장, 심화할 수밖에 없다.지난해 11월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짜뉴스를 주로 접하는 경로로 유튜브가 꼽혔지만, 부정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주요 전달 매체로 활용되는 셈이다.전체 응답자 1312명 중 실제로 가짜뉴스를 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60.6%(795명)로 나타났다. 88.8%(1164명)는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가짜뉴스는 아니나 기사 내용을 검증하거나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뉴스는 전체의 36.3%로 추정했다.가짜뉴스를 본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795명)만 조사한 결과 가짜뉴스 출처는 평균 1.84개였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20.9%)가 가장 많았다. 연구소는 “유튜브를 통해 가짜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튜브가 가짜뉴스 전달 매체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팟빵 '유시민의 알릴레오' 홈페이지 캡처.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유튜브에서 정치적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을 대변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를 시작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 대응 취지로 유튜브에 뛰어들었다.홍 전 대표가 운영하는 ‘TV홍카콜라’의 구독자 수는 7일 기준으로 22만 명이다. 유 이사장의 구독자는 같은 날 기준 51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홍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카콜라’ 하루 조회수가 60만을 훌쩍 넘기고 있다. 공중파 3사 조회수를 뛰어넘는 기록이다”라고 자평했다.전날인 6일에는 “이제 1인 미디어 시대인 유튜브 시대가 됐다”며 “정부와 언론만이 정보제공자인 시대도 갔다. 이제는 수평적 민주주의 시대다. ‘홍카콜라’는 수평적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는 향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유 이사장은 “항간에는 어떤 보수 유튜브 방송과 우리 알릴레오가 경쟁하는 것처럼 보도하던데 저희는 사실의 증거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추론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언론보도를 통해 만나는 많은 정보는 땅 밑에 있는 걸 잘 보여주지 않는다”며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정책도 있고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한 것들인데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거나 뿌리 뽑힌 적도 있어서 (방송을)시작하게 됐다”며 유튜브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한편 전문가는 가짜뉴스에 대해 확증편향을 우려했다. 박용완 바른ICT연구소 연구원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사실상 뉴스미디어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며 “기성 언론에서는 뉴스의 헤드라인만 보고 자신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나 유튜브 채널에서 뉴스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는 식으로 뉴스를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이런 방식의 뉴스 소비로 개인적 해석이나 편향된 의견에 의한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가능성이 높다”며 “검증받지 않은 비언론사가 뉴스의 주요 유통 채널 역할을 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704011348307832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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