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더 있다' 이태양·문우람 실명 거론…해당 선수·구단은 펄쩍(종합)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문우람이 회견 도중 울먹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승부조작으로 야구계에서 영구실격된 전 NC 다이노스의 투수 이태양(25)과 전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26)이 "승부조작을 한 프로야구 선수가 더 있다"며 실명을 공개하자 해당 구단이 급박하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SK와이번스는 10일 "이태양, 문우람의 기자회견에서 승부조작과 관련돼 언급된 김택형에 대해서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신속하고 명확한 사실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태양, 문우람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선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이태양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강력한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이태양과 문우람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0쪽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 녹취록, 브로커 최모씨의 증인신문조서를 자료로 제공하며 문우람의 결백을 주장했다.이 자료에는 브로커 조모씨가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여기서 조모씨는 이태양에게 "형을 한 번만 도와달라"며 "별거 아닌 쉬운 일인데 그냥 1회에 1점만 주면 된다"며 다른 현역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여기에 김택형의 이름도 나온다. 이에 김택형은 SK구단 관계자와 면담하며 "이태양과는 전혀 친분이 없으며, 승부조작과 관련된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잘못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어떠한 조치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사실이 아닌 경우 자신과 구단에 피해를 준 이태양과 문우람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면서 이에 대해서는 구단에 일임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이에 앞서 한화이글스 불펜투수 정우람도 구단을 통해 반박문을 배포했다. 정우람도 이태양과 문우람이 실명을 거론한 선수 중 하나다. 한화 구단은 "정우람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기자회견 중 밝혀진 불법시설 운영자 및 브로커 등과 일절 연관성이 없다'며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조차 이해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우람은 무고한 선수에게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이미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태양은 2015년 브로커 조모씨와 함께 프로야구 고의볼넷을 통해 승부 조작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유죄 판결이 확정돼 KBO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당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이었던 문우람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히어로즈) 동기인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판결에 불복해 전역 후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다. 대법원도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종결했다.이태양은 자신 때문에 "(문)우람이가 누명을 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억울하게 희생된 우람이가 반드시 재심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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