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M] 아프니까 '사장'이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요즘 시중은행 기업 및 여신담당 부행장들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는 게 곤혹이라고 합니다. 하나같이 사정이 딱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합니다.부행장들은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님들을 만나러 가는 자리를 '혼나러 가는 자리'라고까지 표현합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 말그대로 상황이 '최악'이라고 합니다.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는 노사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는 '오기'라는 게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죽을 순 없다는 필승 각오 말이죠.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 조차 없다고 합니다. 대외적 환경도 환경이지만 지금은 대내적 환경이 더 힘들게 한다는 푸념 일색이라고 합니다.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보증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만 사장님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합니다. 매출이 곤두박질 치는 업체들에게는 이런 보증정책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입니다.좀 형편이 나은 사장님들은 사업체의 해외이전을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좀 격한 분들은 "한국에서 기업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표현도 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기업 민심이 얼마나 흉흉한 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최근 대구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업체를 방문한 A은행 B부행장은 "요즘 TV 드라마에서 악역하는 사람은 죄다 사업하는 사람"이라며 쓴 소주만 들이키던 이 업체 사장님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고 기자에게 전했습니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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