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늘기자
호러메이즈 속 장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들어갔던 손님 중 30%가 중도 포기를 할 정도예요.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겁니다."지난 5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호러메이즈 앞. 학창 시절 수학여행으로 갔던 놀이 공원 '귀신의 집'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기자에게 호러메이즈 담당자의 이 같은 경고는 귓등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봤자 귀신의 집(메이즈)이란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허공에 '다 알아', '빨리 나와' 같은 무의미한 위협(?)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 여긴 진짜였다. 어릴 때 가봤던, TV서나 봤던 귀신의 집처럼 단순히 음향·시각효과로 사람을 깜짝 놀라키는 게 아니었다. 좀비들의 얼굴이 너무 기괴해 슬쩍 보이기만 해도 겁이 났다. 움직임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의사 좀비는 가운을 입은 채 나에게 달려들었고, 군인 좀비는 좀비가 되어서도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상당히 사실적이었다. 스포일러라 구체적으로 설명을 못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예상치 못한 가격에 큰 코 다쳤다. 코스 중간에 포기할 수 있는 지점에서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앞서 부린 허세때문에 결국 좀비들의 공격을 무시한 채 앞만 보고 '초스피드'로 달려갔다. 촬영한 영상을 보니 꼴이 가관이었다.2010년 처음 좀비축제를 시작할 때부터 기획에 참여한 박민현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엔터테인먼트그룹 책임은 식은 땀을 흘리며 호러메이즈에서 나온 내 모습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비웃음을 보냈다.좀비들의 도시가 된 사파리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호러메이즈와 호러사파리는 에버랜드 자유이용권과 별도(각 5000원)로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 유료 상품이다. 그럼에도 매일 수용 인원인 2600명이 조기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에버랜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방문객 중 4%가 오로지 좀비메이즈와 좀비사파리 때문에 이 기간에 에버랜드를 찾았다.박 책임은 "좀비 프로젝트를 운영한 지 9년이 되다 보니 엄마·아빠 손에 이끌려 유모차 타고 온 애들이 중학생이 됐고, 당시 고등학생들이 부모가 됐다"라며 "할로윈이 가족들이 다함께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만큼, 할로윈 시즌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808281333545390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