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원기자
1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해 사살된 퓨마.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1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 되면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자는 이른바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퓨마 사살에 대해 과하다는 입장을 보이는가 하면 다른 나라의 경우 동물원을 등록제가 아닌 엄격한 허가제로 운영, 동물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사살된 퓨마는 이날 오후 5시15분께 사육사의 실수로 개방된 문틈으로 나와 달아났다. 결국 탈출 신고 접수 4시간30분 만인 오후 9시44분께 퓨마는 사살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퓨마 사살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네티즌들은 “동물원의 허술한 관리로 동물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동물원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당국은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사살했다. 생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논란이 불거지자 19일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퓨마를 포획하려 했으나 날이 어두워져 안타깝게 사살했다”면서 “사육사를 조사한 결과 오전 사육장을 청소한 뒤 문을 잠갔어야 했는데 완전히 잠그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사육사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며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하지만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탈출을 하고 나서 사실은 이 퓨마가 동물원 안을 벗어나지는 않아 더 안타깝다”며 “사람을 공격한다면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탈출했을 때 무조건 사살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지난 2016년 5월28일 미국 신시내티동물원에서 한 어린이와 함께 있는 고릴라 하람베. 하람베는 10분 뒤에 사살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동물원의 허술한 관리로 동물들이 탈출한 사례는 그간 꾸준히 발생했다.지난 2005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 6마리가 탈출했다. 앞서 지난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는 사육장을 탈출한 시베리아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사육장 내부와 전시장 사이 ‘호랑이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또 지난해 5월28일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 고릴라 우리에 들어간 3세 소년을 구하기 위해 신시내티 동물원 위험동물 대응팀이 출동해 그 자리에서 '하람베‘를 사살했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아이가 물에 들어가고 싶다고 칭얼대다가 고릴라 우리의 안전 펜스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17세 수컷 고릴라 '하람베'는 10분 가량 물 속에서 아이를 끌고 다녔는데 이 행동을 본 영상 전문가는 “고릴라는 작은 생명체를 보호하려 할 때 이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며 “고릴라는 아이를 보호해주려고 한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이후 온라인에선 ‘하람베에게 정의를’라는 추모 운동이 벌어졌고 네티즌들은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부모의 부주의와 안전을 소홀히 한 동물원 측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1년 동안 온라인상에서 ‘하람베’를 추모하는 열기는 꾸준히 이어졌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동물원을 유지한다면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방목형 동물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을 방목형, 사파리 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Taronga Zoo)에 가본 적이 있다. 그곳은 오로지 동물들을 위한 구역이었다”며 “제발 동물들이 원하는 곳에서 뛰어놀며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사람의 안전도 중요시하면서 동물도 안전하고 또 인도적으로 포획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람의 어떤 즐거움을 위해서 야생동물을 감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어 선진국과 비교시 국내 동물원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지적하며 올해 6월 ▲동물원 등록제에서 허가제로의 전환 ▲생물종 별 적정한 사육환경 및 관리 제공 의무화 ▲관람객과의 접촉 규제 방안 마련 ▲금지 행위 조항 강화 ▲동물원에서의 동물 판매 규제 ▲야생동물 거래 규제 및 개인 소유 제한 방안 마련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한편 해외 선진국에선 동물원을 등록제가 아닌 엄격한 허가제로 운영한다.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동물원과 관련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운용하고 있다. 특히 1981년 제정된 동물원 면허법을 통해 7일 이상 동물을 대중에게 전시하는 모든 개인과 기관은 해당 관청에 등록하고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미국은 연방법을 통해 동물원을 운영하는 모든 기관은 농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