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울기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펍지주식회사와 텐센트가 제휴해 공동개발했다.
세계적 흥행에 성공한 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도 모바일 버전은 텐센트가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말 원개발사 펍지주식회사와 텐센트가 이러한 계획을 발표하고 일주일 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 2가지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정식 제품은 불과 두 달 뒤에 출시됐다.텐센트가 항상 원작자와의 '협력'으로 모바일 버전을 내놓는 건 아니다. 히트작 리그오브레전드의 원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가 모바일 버전 출시를 꺼리자, 2015년 텐센트는 독자적으로 왕자영요(아레나오브밸러)라는 카피 제품을 출시해버렸다. 이렇게 나온 왕자영요는 지난해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텐센트의 지난해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이어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을 내놨고, 현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콜오브듀티와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식스 모바일 버전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텐센트의 성장에는 공격적인 '투자'도 한몫했다. 시장분석 업체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체 게임사 투자의 40%가 텐센트와 관련돼 있다. 현재 주요 게임사 중에서 텐센트의 투자를 받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ㆍ슈퍼셀 등을 인수했고 에픽게임즈ㆍ액티비전블리자드ㆍ유비소프트 등에 투자했다. 국내 기업으론 넷마블ㆍ블루홀ㆍ카카오게임즈ㆍ네시삼십삼분 등이 텐센트의 투자를 받았다. 이처럼 많은 회사에 투자하고 있지만,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해당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개발 전략 공유 등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체 관계자는 "텐센트는 투자를 결정하면 3대 주주 정도에 올라선다"며 "이후 본격적인 협력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이 같은 텐센트의 전략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한국 게임사들도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를 통해 해외 게임사들과의 협력 폭을 넓혀야 한다"며 "세계적 게임 개발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텐센트처럼 해외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활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