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희기자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끝까지 대치한 대목은 특례법에 '재벌'을 명문화하고 진입규제 대상에 넣을 것인지다. 자칫 '은산분리' 대장벽을 무너뜨리고 민주당의 강령을 뒤흔들 수 있는 이슈인 만큼 여당 내 사전 소통이 절실했다.하지만 입법성과를 내야 할 집권여당 대표는 소관 상임위에서 '잠재 반발자'를 미리 쳐내는 방식을 택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무위에서 박용진ㆍ이학영ㆍ제윤경 의원을 제외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얘기는 물밑에서 공공연하게 나돈다. 이 의원과 제 의원은 잔류하긴 했지만 끝내 박 의원은 상임위를 옮겼다.'사전 작업'을 마친 홍 원내대표와 정재호 정무위 간사 등은 본격적으로 법안 마련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소통한 대상은 당내도 야당도 아닌 금융위원회였다. 정무위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안은 당론이 아닌 사실상 '금융위 안'이다. 반대파 여당 의원들은 곧바로 반발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왜 정책의총을 열지 않느냐'며 당내 논의과정이 사라진 데 대한 문제제기였다.물론 해당 의원들의 반대의지가 워낙 강해 대화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규제를 완화하자는 데 일부 의원이 1993년도 삼성이 기아차 지분을 매입한 사례를 들며 반대하는 것을 보며 놀랐다"며 "나도 학생운동을 했지만, 그 당시 과연 내가 믿었던 정의가 현재에도 유효한 지 아니면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할 지 앞으로도 고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은산분리 찬반 논쟁을 지켜보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내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털어놓은 것이다.여당 원내지도부는 뒤늦게 당내 토론에 나섰다. 지난 20일 1차 의원총회를 가졌으나 의견교환 정도에 그쳤고,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진 것은 본회의를 불과 하루 앞둔 29일 의총에서다. 세 시간에 걸친 토론에서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의원들 말씀을 경청하고 열심히 공부했다"며 "건강한 토론 과정"이라고 평했다. 그러나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뤄진 '너무 늦은' 공부와 토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