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왕성해진 말벌들…벌써 2명 쏘여 숨졌다(종합)

소방청 '벌집 제거 출동 10% 늘어...벌초 몰리는 8~9월 특히 주의해야'

말벌집을 제거하는 모습. 말벌은 특히 치명적인 독성으로 인해 현재도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고대에는 공성전에 무기로 많이 활용되기도 했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 여름 폭염이 계속되면서 말벌이 여느 해보다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벌집 제거 출동 건수가 지난해보다 10%나 늘었고, 벌써 2명의 쏘임 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말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벌초가 진행되는 8~9월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5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록적인 폭염 속에 벌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6월 말까지 벌집 제거 출동건수가 총 1만4372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만2891건 대비 10% 늘어났다.벌 쏘임 사망 사고도 2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6월19일 경남 사천시 사천읍에서 58세 남성이 야산에서 벌에 쏘여 사망했다. 이달 16일에도 경북 안동시 서후면 가정집에서 61세 남성이 벌에 쏘여 숨졌다. 특히 앞으로 8~9월에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 사고가 집중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방당국의 벌집 제거 출동 건수도 8~10월에 90% 이상이 집중된다.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의 기온이 증가하면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8만6681건에서 2014년 11만7534건, 2015년 12만8444건, 2016년 17만8603건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15만8588건으로 다소 감소했었다. 벌 쏘임 환자도 지난 4년간 연평균 7700여명이 발생해 119 구급대로 이송됐는데, 이중 지난해에만 12명이 벌에 쏘여 사망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벌초가 시작되는 8~9월에 사망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월 별로 6월 1명, 7월 1명, 8월 3명, 9월 4명, 10월 2명 등이 발생했다. 사망 장소도 묘소가 몰려 있는 산이 7명(58%)으로 가장 많았다. 밭 3명(25%), 집 1명(8.3%) 순이었다. 성 별로는 남성 9명(75%), 여성 3명(25%) 이었다. 나이 별로는 60대 5명, 50대 4명, 70대 3명 등 노인들이 많았다.실제 지난해 9월9일 전남 영암군 신북면 장산리에서 남편이 벌초 작업 중 땅속에 있는 장수말벌집을 건드리는 바람에 옆에 있던 부인(52)이 말벌에 머리를 쏘여 병원에 긴급 이송됐지만 과민성 쇼크로 기도가 부어 사망했다. 말벌 전문가 경북대 최문보 교수에 따르면, 벌의 종류에 따라 왕바다리,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말벌 등은 건물의 처마 밑이나 벽틈에 벌집을 짓는다. 장수말벌, 땅벌은 땅속에, 좀말벌은 수풀에 주로 집을 만든다. 따라서 벌집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수말벌, 땅벌, 좀말벌이 기습적인 공격으로 인해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최근에는 도심 말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공원과 녹지가 늘어나면서 서식 공간이 마련되고 온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최민철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폭염 속 벌의 활동 증가로 피해가 속출하는 만큼 벌집을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다음은 벌초 시 벌 쏘임 사고에 대한 대비 요령이다.1. 주변에 벌이 살고 있는지 주의해서 살펴보고, 관목이 우거져 있거나 풀이 너무 자라 살피기 어려울 때는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흙을 뿌려 날아오는 벌이 있는지 확인한다.2. 모자와 장갑, 긴 상·하의를 착용하고 말벌퇴치용 스프레이를 휴대한다.3. 벌집을 건드렸을 때에는 엎드리지 말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 20~30m 이상 신속히 대피한다.4.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상비약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미리 지참하는 것이 좋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