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삼킨 증시] 그 밑에 깔린 개미들

개인투자자들 많이 산 종목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로템일제히 마이너스 수익 기록거래대금 연중 최저치 줄어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직장인 이 모씨(40세)는 올해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란 전망에 여윳돈과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종자돈 1억원을 마련했다. 고심 끝에IT주와 바이오주에 분산투자했다. 일부 자금은 남북경협주에 단타 투자도 하며 5월까지 시중은행 금리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대로만 유지하면 1년 연봉을 주식투자로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붙으니 투자금이 아쉬웠다. 신용융자를 최대한 끌어모아 남북경제협력주에 투자했다. 하지만 악몽은 6월부터 시작됐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는 고꾸라졌고, 투자한 종목의 주가도 절벽으로 떨어졌다. 한달만에 수익률은 -30%가 됐다.국내 증시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개인들이 산 종목들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u>현대로템</u>, 현대차,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액면분할한 삼성전자를 1조251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주가는 8.8% 하락했다. SK하이닉스(-9%), 현대로템(-33.2%), 현대차(-14.4%), LG디스플레이(-18.5%) 등 순매수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이 570억원어치를 매수한 바이로메드 주가는 5월31일(26만5000원) 대비 18.7% 내렸다. 에코프로(-13.4%), EDGC(-25.5%), 컴투스(-10%), 모두투어(-25%), 파워넷(-37.5%) 등 순매수 상위사 주가가 급락했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인 현대건설, 대아티아이, 경남스틸 등도 각각 -25.1%, -33.4%, -15.2% 감소했다. 날벼락을 맞은 개인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의 경우 순매수한 상위 10종목 가운데 각각 7종목, 8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6.5%, 9.1% 떨어진데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 것이다.개인 투자자들은 고꾸라지는 성적에 주식투자를 줄이는 모습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8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6억9000만주로 3월26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코스닥시장도 거래대금이 연초 대비 4분의 1로 떨어져 3조원대를 보이고 있다.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에 10% 가까이 급락하게 되면,공포를 팔고 탐욕을 사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저점을 예단한 대응보다는 유보적 관점에서 지지선 및 바닥 패턴 형성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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