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겨울 엽서/문태준

오늘은 자작나무 흰 껍질에 내리는 은빛 달빛오늘은 물고기의 눈 같고 차가운 별오늘은 산등성이를 덮은 하얀 적설그러나 눈빛은 사라지지 않아너의 언덕에는 풀씨 같은 눈을 살며시 뜨는 나
■제목은 "겨울 엽서"지만 '봄 편지'라고 읽고 싶다. 그래도 될 것 같다. "오늘은 자작나무 흰 껍질에" 연한 잎들이 돋았다. 그리고 "오늘은 물고기의 눈 같"은 순한 꽃잎들이 봄바람 속을 헤엄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산등성이를 덮은 하얀" 꽃잎들, 꽃잎들. 모두 당신 덕분이다. 지난겨울 그 모진 추위 속에서도 내내 "풀씨 같은 눈을 살며시 뜨"고 나를 바라봐 준 당신 덕분이다. 당신의 극진한 "눈빛"이 아니었더라면 이처럼 환한 봄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고맙다. 누구라도 이 봄날엔, 다 당신이다. 채상우 시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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