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기자
‘의약품 허가-특허연계 제도’의 적용 절차 흐름도. 특허청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신약개발과 복제약 판매 허용을 둘러싼 제약업계의 경쟁은 언제나 치열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약을 개발, 이득을 독점하려는 오리지널(원천특허 보유) 제약사와 신약 개발에 편승, 복제약 판매로 이득을 취하려는 후발 제약사 간 제로섬(zero-sum) 게임이 업계 내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진 것이다.하지만 ‘의약품 허가-특허연계 제도’의 시행은 이들 업계의 경쟁에 특허장벽을 형성, 후발 제약사가 오리지널 제약사를 상대로 일명 ‘도장깨기’에 나서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후발 제약사의 특허장벽 회피 경향이 두드러지는 배경으로도 설명된다.2015년~2017년 특허심판원의 ‘허가-특허 연계제도’ 관련 심판처리 현황자료. 특허청 제공
14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의약품 특허분쟁 해결 심판청구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시행된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2928건이 접수됐다.이중 후발 제약사가 승소한 건수는 731건으로 전체의 24.9%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무효심판 265건(성공률 24%) ▲존속기간 연장 무효심판 1건(성공률 0.2%)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 465건(성공률 74%) 등으로 세분된다.승소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은 청구인의 확인 대상 발명이 등록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원천특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무효’ 심판과 구별성을 갖는다.또 이러한 차이점을 감안할 때 오리지널 제약사를 상대로 한 후발 제약사의 심판청구 인용률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이는 곧 원천특허가 갖는 엄연한 장벽을 재확인,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제약사의 원천특허를 무효화하는 이른바 ‘도장깨기’에 나서기보다 특허를 우회하는 ‘회피전략’을 택하는 주된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