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속…'5G유토피아' 경계론도 고개

5G 화두였던 MWC, 5G속도조절론도 감지권영수 LGU+ 부회장 "5G로 돈벌기 쉽잖다"4G 고객이 고가 5G단말·요금제 선택 불확실"2배 빨랐던 콩코드 여객기, 오래 못 가 박물관행
지난주 막을 내린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최대 화두는 단연 5G였다. 전시장에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미래기술이 이미 우리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나 동시에 '5G 속도조절론' 또는 '회의론'도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현장에서 만나 2019년 3월 5G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목표를 공유한 자리였다.그러나 속내는 복잡했다. "5G를 하면서 돈을 벌기가 정말 쉽지 않겠다." 권영수 부회장의 말이다. 권 부회장은 "5G 시대 B2C를 견인할 만한 서비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당장엔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ㆍ게임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MWC에서 확인한 바로는 예상보다 진도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5G가 상용화된다한들 고객이 선뜻 고가 5G단말기를 사고, 고가 5G요금제에 가입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박정호 사장도 "유럽 이통사 80%가 4G 투자도 회수 못한 상황에서 5G 투자로 넘어가는 데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다"며 "5G로 아예 넘어가지 않는 이통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노르웨이 통신사 텔레노어의 시그베 브레케 대표는 "5G만의 서비스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들여 망 구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인 텔레포니카도 "5G를 LTE 위에서 점진적이며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회의론은 IT업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전직 오프콤(영국 통신규제기관) 이사인 윌리엄 웹 교수는 2016년 출간한 '5G신화'라는 책에서 5G를 60년대 콩코드 여객기에 비유한 바 있다. 콩코드 여객기는 당시 상용 비행기보다 2배나 빠른 초음속 비행기였고, 산업계에 엄청난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제작비ㆍ운용 효율성 등 문제를 노출하면서 결국 박물관으로 가고 말았다.5G 역시 제작단가를 낮추지 않고선 보편화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완 경제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2일 "퀄컴이 이번 MWC에서 5G 모뎀 'X50'을 공개했지만, 4G 최상위 모뎀보다 70% 이상 비쌀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5G 단말기 제조원가도 1000달러를 넘을 것이라 예상하면서 "고비용 산업구조가 5G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나 5G 가 장밋빛 미래를 즉각 가져다주지는 못할지언정 여전히 '미래를 바꿀 기술'로서의 잠재력은 인정받아야 한다는 견해는 지배적이다. 박정호 사장은 5G를 콩코드가 아닌 '인천공항'에 비유했다. 인천공항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완공됐지만, 오늘날에는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관광ㆍ무역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5G를 한국이 제일 먼저 상용화하면, 전 세계 수많은 이노베이터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갖고 한국에 들어와 테스트를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국부가 창출될 수 있다"고 봤다.5G가 콩코드가 될지 인천공항이 될 지는 국제 협력 성과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있다. 바르칸 어소이 보다폰 수석엔지니어는 "5G 인프라 구축에 여러 국가가 함께 나설 경우 연구ㆍ투자의 파편화를 막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단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T부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