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기자
1970년대 설 귀성표 열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사진 : 철도박물관)
기차가 주요 귀성·귀경객들의 이동 수단이던 1960~1970년대에는 귀성을 앞두고 서울역 광장에는 기차표를 예매하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하루 이틀 전부터 역에서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신문지 또는 돗자리와 이불 등에 의지해 밤을 새웠다.코레일 관계자는 "당시에는 역 광장이 인산인해를 이루다 보니 새치기와 암표상을 막고 질서 유지를 위해 많은 경찰관이 동원되기도 했다"며 "역무원들은 기다란 대나무로 몰려드는 예매객을 통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1980년대 추석 귀성객 모습(사진 : 철도박물관).
1980년대 승차권 발매시스템의 전산화 이전에는 각 역마다 열차별로 지정된 좌석이 있어서 준비된 표가 다 없어질 때까지만 팔았다. 명절 승차권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구간별 열차별 승차권을 수작업으로 사전에 만들어 놓고, 광장이 넓은 서울이나 청량리에서 예매일을 별도 지정해 1주일에서 한 달 동안 명절 기차표를 팔았다. 1981년 전산발매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명절을 앞둔 열차표 예매 풍경은 여전했다. 노선별로 발매역이 정해져 있고, 출발역에서만 차표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서울역과 용산역 같은 주요 역은 예매 전날부터 북적였다. KTX 개통과 IT기술 발전에 따라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2004년 추석 승차권부터 온라인 예약이 도입됐다. 인터넷 예매와 현장 발권분을 '6:4'로 나눠 각각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역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도 명절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게 됐다.2012년 설 예매 때부터는 온라인 비중이 커졌다. 인터넷으로 70%, 역 창구와 대리점에서 30%를 각각 발매하고 있다.올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 첫 날인 8월2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표를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올해 코레일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8월29~30일 이틀간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와 지정된 역 창구 및 승차권 판매 대리점에서 예매를 진행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은 전보다 높아졌지만 현장 판매분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여전했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