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복지부 '화해'…'지난해 청년수당 대상자 구제'(종합)

서로 제기한 소송은 취하하기로 합의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동기자간담회에서 청년수당 사업 관련 소송을 상호 취하하는 내용의 공동합의서를 들고 있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청년수당 지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서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한다.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간담회를 열고 청년수당 사업 관련 소송을 상호 취하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는 복지 분야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데 양 기관장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전 국가차원의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현장에서는 지자체가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지난해 청년문제조차도 정쟁의 대상이 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것 같아 청년들에게 미안했다"며 "이 자리를 계기로 정부와 서울시가 여러 복지 정책에서 협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모범적인 중앙-지방 정부의 거버넌스 사례를 확산하겠다"며 "지자체가 국가적 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복지행정을 적극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와 행정적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말 서울시가 발표한 청년수당은 미취업 청년들에게 최대 6개월 동안 한 달에 50만원씩 지급하는 사업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서울시가 사전협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서울시의회를 대상으로 청년수당 예산안 의결 무효 확인 소를 대법원에 제기했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청년수당 최종 대상자 약 3000명을 선정해 지원금 50만원 지급을 강행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직권취소로 한 달 만에 중단됐다. 결국 서울시 또한 복지부의 직권취소 조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대법원에 제소했다.양 기관 사이의 분위기가 풀어진 건 지난 4월부터다. 복지부는 당시 급작스레 입장을 바꿔 청년수당에 대한 '동의' 의견을 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청년수당 대상자 5000명을 선정해 7월부터 매달 50만원씩 지급하는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복지부의 직권취소가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임이 확인됐다. 박 장관은 "지나간 일이라서 정확하게 다 파악하긴 힘들지만 복지부 실무자 선을 넘어서는 정치적 판단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조사는 없을 예정이다. 박 장관은 "아무래도 직권취소 주체가 복지부여서 거기에 대해 조사를 한다면 1차적으로 복지부가 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가)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 또한 "서울시나 복지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 얘기했다.이번 합의를 통해 서울시는 지난해 청년수당 대상자 850명을 구제할 계획이다. 850명은 지난해 청년수당 대상자 중 취업을 했거나 이미 올해 신청해 혜택 받은 경우를 제외한 인원이다. 박 시장은 "이 청년들에 대해서는 올해 청년수당 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라 신청을 받아 약속대로 지원금을 지급할 생각"이라며 "올해 청년수당으로부터 남은 예산과 예비비를 활용해 원하는 청년들에 대해서는 구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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