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아쉽다'고 말해…내국인들도 '자중의 목소리' 높여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쓰레기랑 사진 찍으러 간 줄 알았어요."직장인 김모(32)씨는 2주 전에 강원도 동해안으로 휴가를 갔다가 기분이 상했다. 해안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데 곳곳에 놓인 쓰레기가 눈에 들어와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몇몇 장소에서는 널브러진 쓰레기를 김씨가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기도 했다. 김씨는 "얌체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쉬러 갔다가 쓰레기만 잔뜩 치우고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이후 관광지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쓰레기는 누군가 내용물을 다 마시지 않고 버린 '일회용 음료컵'이다. 쓰레기통 주변은 물론, 관광지 계단, 난간 등에도 일회용 음료컵이 올려져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공동체포럼'이 지난달 28일부터 3일 동안 전국 6개 해수욕장의 쓰레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일회용 음료컵 등 연질 플라스틱 포장류가 가장 많았다. 일회용 음료컵의 크기는 성인 손바닥 정도라는 점에서 멀리서도 잘 보인다. 김씨가 찍은 사진 속에서도 일회용 음료컵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대학생 이지연(27)씨 또한 여름방학을 맞이해 남쪽으로 여행을 갔다가 얼굴을 찌푸리는 경험을 했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해 들어간 공중전화 부스 안에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었던 것이다. 이씨는 "쓰레기가 한두 개 버려지면 다른 사람도 쓰레기를 버리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지 주변의 가게들이 관광객들을 끌기 위해 배포하는 전단지도 휴가철에는 길바닥 여기저기 버려져 있기 일쑤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를 두고 "아쉽다"고 표현한다. 프랑스인 클레망(28)씨는 "한국 여행을 하면서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곳 여러 군데를 갔다"면서도 "간혹 쓰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곳도 있었다. 특히 바닷가에 버려진 술병이나 캔은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자중의 목소리를 높이는 내국인도 많다. 민모(32)씨는 "휴가철만 되면 반복되는 쓰레기와의 전쟁이 언제쯤이면 끝날지 모르겠다"며 "제발 본인 쓰레기는 본인이 처리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모(56)씨 또한 "관광지를 다니다보면 확실히 예전보다는 쓰레기가 줄었지만 절대적인 양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많다"며 "시민의식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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