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중기대출 45.6兆 늘어 '점유율 1위'…하지만 신용대출 비중은 '뚝'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IBK기업은행이 담보 위주로 중기대출을 크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수년째 중기대출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지위를 누려왔음에도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지원에 인색해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28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최근 7년새 기업은행 중기대출자산이 93조1000억원(2010년말 기준)에서 올해 2분기 138조7000억원으로 약 1.5배 성장한 가운데 증가분 45조6000억원의 68.7%(31조3424억원)가 담보대출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대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이에 따라 2010년 말 중기대출 잔액의 37.1%에 불과했던 기업은행 담보대출 비중은 해마다 거듭 늘어 올해 2분기 47.5%를 기록,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 비중은 39.9%에서 34.5%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당시에는 신용대출 비중이 담보대출보다 더 높았으나 2013년 역전된 뒤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대출 용도가 사업장 부지 매입이나 설비투자 등 시설자금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담보대출비율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 지난 상반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사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은 40.9%에 달해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회원국 평균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은 10.2%다.때문에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및 대출재원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은행 자본금 및 적립금 총액의 20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을 지급보증해 왔다. 올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의 중금채 발행잔액은 87조9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은행은 수년째 22%대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담보ㆍ보증 위주의 중기대출 행태를 지적하며 "금융권이 효율적 자금중개 역할에 미흡했다"고 경고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사명을 띤 기업은행조차 이처럼 안정적 담보대출 위주로 중기대출을 취급해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이 같은 여신정책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금융위 산업금융과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전반적으로 담보에 집중되는 추세여서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신용대출을 집행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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