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2020년 1만원' 공약이 첫 걸음을 뗐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론'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16일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으로 추정되며 영향율은 23.6%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위해서는 연 평균 15.6%씩 인상돼야 하는데, 이번 인상률은 이를 웃돌았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7년(12.3%) 이후 처음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월209시간)할 경우 157만3770원으로 전년 대비 22만1540원 인상된다. 이 같은 결정이 향후 몰고 올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부정적 시선이 엇갈린다. 소득 불평등 완화는 물론 소비도 증대될 것이란 '소득주도 성장론'이 제기되는 반면, 인건비 부담 등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소상공인에게 직격탄을 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한국노동연구원이 2008∼2015년 최저임금과 같은 외부 충격이 사업체 내 저임금, 중간임금, 고임금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업체 내 근로자 간 임금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고임금 근로자 임금의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오히려 하락해 사업체 전체 인건비는 큰 변동이 없다는 분석이다.또한 근로자들의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나면 소비 증가, 기업매출 증가, 경기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이른바 분수효과로,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 성장과 맞물린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소득재분배 효과도 기대된다.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경영 여건이 열악하고 인건비 지급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인건비 부담을 느낀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고용을 줄이게 되면 취약계층의 취업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고용시장 위축-실업률 상승-소비 급감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세제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국정기획위는 지난달 29일 새 정부 조세개혁방향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영세사업자 지원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임금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공제하는 근로소득증대세제 확대, 외식업자가 면세 농수산물을 구매할 때 적용되는 의제매입세액 공제 확대, 폐업 자영업자 소액체납 한시적 면제 등이 포함됐다. 이용섭 국가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최근 한 강연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책과 관련해 "임금을 재정으로 지원해주거나 카드 수수료를 내리고,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등 인건비를 반영하는 지원책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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