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심나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제공: 청와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심나영 기자]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문재인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내정되자 산업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 내정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정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원전 관련 업종이 백 내정자의 원전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은 신재생에너지 육성대책을 기대하고 있다. 주력산업에서는 백 내정자가 과거 삼성과 SK 등 전자기업들과 연구교류를 해온 점에 비춰 전자업계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인 데 반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동시에 산업부의 진흥정책과 발전의 궤를 같이 해온 자동차,조선,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산업은 백 내정자의 산업정책이 어떻게 그려질 지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전문가지만 탈원전에 방점…원전업계 '촉각'4일 복수의 산업계 관계자들은 백 교수의 산업부 장관 내정을 두고 에너지정책의 대변화를 예상하면서 진흥부처인 산업부가 탈(脫)원전을 중심으로 한 규제부처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백 교수는 지난 4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캠프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김광두 위원장)에 에너지 전문가로 합류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백 교수 등을 영입하면서 "탈 원전 구상과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 후 대체에너지 대책 마련을 위해서 전문가 그룹을 영입한 것"이라면서 "영입된 분들은 태양과 바람의 분과를 맡아 대체에너지 체계 정책수립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산업계에서는 백 교수의 과거 발언들을 보면 환경을 중시하는 산업부 장관 내정자로 평가한다. 백 교수는 지난 5월 KBS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문재인정부가 노후화된 석탄화력부터 시작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국민들에 대한 공약 약속의 시작이라고 볼 수가 있다"면서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강화한다든지 총량제 실시한다든지 그런 2단계, 3단계, 4단계, 계속 정책이 실천됨으로써 이 모든 미세먼지를 하나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고 말했다. 또한 노후발전소를 폐기해도 에너지수급에 문제가 없으며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한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통상은 어떻게…전자업종은 과겨 인연있어 기대도 문재인정부의 산업부는 에너지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재협상 가능성,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같은 주요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대응도 중요한 과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통상기능이 통상교섭본부로 확대 개편돼 통상기능과 역할도 더욱 높아졌다. 백 내정자가 에너지분야의 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동차,조선,철강, 석유화학,섬유, 기계 등 주요 업종에서는 민관의 통상분야 협력이 어떻게 풀어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전자업계에서는 백 내정자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반도체 등 전자정보소재 분야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 내정자는 오랜기간 이 분야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성과도 적지 않게 냈다. 2003년에는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와 공동으로 200나노미터(nm) 크기의 티탄산바륨 입자를 이용해 1.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박막 시트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 반도체의 기술고문으로도 활동하며 산학연관의 경험도 갖추었다.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계 리튬 2차전지용 음극재료 및 공정개발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이달의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에는 미국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에너지원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미 연구팀은 웨이퍼 위에 화합물 반도체층과 분리 층을 각각 번갈아 연속적으로 성장시켜 한 장의 웨이퍼 위에 여러 층의 소자를 성장시킬 수 있는 다층 성장기술을 개발했다. 한편, 백 교수의 장관 내정에 산업부와 주요 내부에서도 달갑지 않은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계 관계자는 "산업부는 산업과 통상, 자원 등에서 진흥과 규제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국가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정부 부처 내에서 산업계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처에서는 조직장악력과 전문성, 경륜의 한계를 드러내고 산업계로부터는 실물 감각 부족, 정부 부처 내 위상약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