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부동산대책]'맥 빠진 대책'…약발 먹힐까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이번 6·19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신 조정대상지역 추가 선정 카드만 들고나온 이유는 올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데다 입주 물량 증가 등 주택시장 조정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우선 시장이 과열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조치를 취한 다음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과열이 이어질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강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잔금대출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하는 것과 재건축조합원 주택 공급 수를 3개에서 1개로 제한하는 것은 새로운 규제인 만큼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정부는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조정대상지역을 기존 37개에서 경기도 광명과 부산 기장군 및 부산진구 등 3개 지역을 추가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률이 기존 조정대상지역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다. 광명은 최근 3주간 아파트 가격이 0.21% 올랐고 부산 기장군과 부산진구는 각각 0.19% 상승했다. 이는 기존 조정대상지역 평균치인 0.15%를 웃도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택 전매가 증가하는 등 투자 수요가 집중돼 과열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국토부 관계자는 “기장군의 경우 부산에서 보기 드문 공공택지가 있어 높은 청약 수요에 따른 과열 우려가 있어 공공택지도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했다”며 “부산진구는 직전 2개월 평균 펑약경쟁률이 67대1 수준으로 과열 우려가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된 조정대상지역은 시장 상황을 살핀 뒤 과열이 해소됐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유지될 예정이다.이와 함께 정부는 조정대상지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모든 지역의 전매제한기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만 적용되던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전매제한을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전매제한 강화는 국토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19일 이후 실시되는 입주자 모집 공고부터 적용된다.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DTI는 조정대상지역에 한해 10%포인트씩 강화한다. LTV는 70%에서 60%로, DTI는 60%에서 50%로 적용되는 것이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는 DTI 50%를 신규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권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는 2014년 8월 경기부양을 위해 LTV를 50%에서 70%로, DTI를 50%에서 60%로 완화했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현 정부의 판단이다. LTV·DTI를 일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서민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선별적 규제를 택했다.정부 관계자는 “이번 LTV·DTI 규제를 강화한 것은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이 금융회사 대출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단기간에 주택가격이 급등한 지역의 경우 추후 가격 조정 과정에서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출 기준을 강화했지만, 주택가격이 안정적인 지역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가 적어 대출 기준 강화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조정대상지역 집단대출에 DTI를 적용한 것이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단대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정대상지역은 높은 청약경쟁률 지속과 분양권 전매 증가 등 과열 양상으로 집단대출이 가격변동 위험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맞춤형 금융규제를 강화하되 서민층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LTV·DTI를 강화하지 않고 현행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고 주택가격이 5억원 이하인 경우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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