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연은 총재 '트럼프 이민단속, 美경제성장 압박'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오른쪽)가 5월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교협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이 미국의 경제성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교협회 주최로 열린 '피터 맥콜로우 국제경제 시리즈'에서 "수백만 이민자들이 외출이나 쇼핑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무른다"며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데이터로 설명하기엔 이르지만, 그 사람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곧 (결과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 지출이 미국의 GDP(국내총생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이어 "GDP 증가율이 완벽한 지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경기를 진단하는데 좋은 도구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카플란 총재는 연은의 11번째 지역구를 담당하고 있다. 텍사스와 북부 루이지애나, 남부 뉴멕시코가 11번째 지역구에 속해 있다. 멕시코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이민정책과 무역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비롯해 각종 무역협정을 무리하게 손질하면서 '反미국' 정서를 확장시키는 것 또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멕시코 대선이 예정돼 있는데 반미정서의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통적인 필립스 곡선(실업률이 낮으면 임금상승률이 높고 실업률이 높으면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 곡선)은 여전히 살아는 있지만 음소거(Mute)되고 있다"며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기업들이 임금이 싼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임금 상승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무역협정들은 오히려 미국도 (이익이) 증가하는 쪽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한편 카플란 총재는 최근의 물가 부진이 금리 전망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물가는 천천히, 2~3년간 점진적으로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플란 총재는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파괴적혁신(disruption)으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소비자들은 IT를 활용해 다른 작업을 해내고 있고, IT로 인해 전에 없던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연준의 모든 결정(금리인상, 자산축소)의 목표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자산축소의 경우 올해 중 시간이 좀 지나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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