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발의된 '공정수리법'일반인도 쉽게 아이폰 수리 돕는 법법 통과 막기 위해 로비 업체 계약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애플이 사용자들이 손쉽게 액정 교체 등 고장난 아이폰을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18일(현지시간) 마더보드 등 외신은 애플이 이를 위해 로비 업체 로프 그룹과 계약을 맺고 매달 9000달러씩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약서에서 "환경, 세금, 소비자 문제 등 분야에 제한없이 애플과 관련된 이슈에 로비를 할 것"이라고 돼 있다.지난 1월 미국 뉴욕, 네브래스카, 캔사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등 5개 주에서는 소비자들이 수리할 권리를 확대할 수 있는 '공정수리법'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제조업체가 교체 부품과 도구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변경, 수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잠금 장치' 사용 금지, 수리 방법을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공공 윤리에 관한 뉴욕 합동 위원회(New York's Joint Commission on Public Eth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버라이즌, 도요타, 렉스마크 등의 기업들은 이 법안을 막기 위한 로비에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로비를 헌법에 보장된 청원권 행사의 일종으로 인식하며 1995년 '로비 활동법'을 제정해 로비 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했다.애플은 지난 3월 네브래스카 주에서도 이 법안을 막기 위해 로비를 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애플은 다른 주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자가수리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해왔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매셔블은 "아이폰7 홈버튼이 고장나 비공인 수리점에서 수리한 경우, 홈버튼을 통한 잠금해제 ·홈화면 복귀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애플이 비공식적인 수리절차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 매체는 "내가 구매한 스마트폰을 내가 직접 수리하려고 한다. 그러면 제조사가 그 스마트폰을 아예 못쓰게 망쳐버린다. 이러한 애플의 정책은,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애플은 유사한 방법으로 제3자의 수리 방식을 차단한 적이 있다. 홈버튼을 수리한 적이 있는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의 유저 일부는 지난해 '에러53'이라는 오류를 겪으면서 스마트폰이 '벽돌(고장난 상태)'이 되기도 했다. 애플은 그 버그에 대해 사과하고 오류를 수정했지만, 이 문제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호주 소비자단체인 호주경쟁위원회(ACCC)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애플은 소비자 권리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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