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지난해 서대문구 안산 숲속쉼터 잔디마당에서 열린 작은 결혼식 모습.
그러나 실제 '본인 결혼식은 어땠냐'는 물음에 576명(49.1%)은 '작은 결혼과 거리가 있었다'(아주 거리 있다 4.9%, 다소 거리 있다 44.2%)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가족의 반대'를 꼽은 이가 2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19.1%), '그동안 뿌린 축의금 생각에'(16.6%), '지금의 일반 결혼식이 결혼(취지)에 더 맞는다고 생각돼서'(16.1%), '대안이 없어서'(15.3%),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5.9%) 등 순이었다.자녀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에게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스몰웨딩'은 '예의 없고 근본없는 행사' 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최근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크게 놀랐다는 최모(72)씨는 "참석한 사람도 100명이 안됐고 주례도 없고 식사도 부페나 코스요리가 아니라 간단한 단품 식사가 나왔다"면서 "어느 결혼식은 폐백행사도 안한다고 하는데, 우리 세대가 보기에는 성의없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5월 결혼식이 몰리면서 축의금으로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지출했다는 이모(59)씨는 "연말에 아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작은 결혼식으로 해외에서 둘이서만 촬영용 식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혼인신고만 하겠다고 한다"면서 "솔직히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제까지 쓰고 다닌 축의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주 오래전 처럼 축의금 같은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결혼식을 치르기에 힘든 시대는 아니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행사인만큼 남들 하는 것 같은 평범한 결혼식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스몰웨딩이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여전히 결혼식은 많은 사람이 와 축하해주고 축의금을 내거나 받는 행사라는 개념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면서 "허례허식을 벗어난 결혼식을 원하는 젊은 세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