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경쟁력지수(자료: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공정한 법 집행 등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제도신뢰는 경제성장의 큰 변수로 꼽히는 교육수준보다 경제성장에 2배나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14일 발표한 '신뢰의 유형과 경제성장에 관한 연구:사람·제도·정치에 대한 신뢰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사회적 자본인 신뢰의 유형을 '대인신뢰', '제도신뢰', '정치신뢰' 등 3가지로 구분했다. 대인신뢰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를 가리키고 제도신뢰는 공정한 법 집행, 재산권 보호, 사법시스템 등에 대한 확신을 의미한다. 정치신뢰는 정부, 정당 등에 대한 신뢰를 뜻한다. 분석은 전 세계 사회과학자들이 조사한 세계가치관조사(WVS)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세계경쟁력연감의 조사결과를 신뢰의 대용지표로 활용했다. 연구결과 3가지 신뢰 중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제도신뢰로 나타났다. 1997∼2012년 한국, 일본, 중국, 인도,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세계 46개국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분석한 결과, 제도신뢰 중 정의의 신뢰지수가 '1'이 높으면 성장률은 0.228% 포인트 높았다. 반면 대인신뢰지수가 1이 높을 경우 성장률 상승 폭은 0.185% 포인트에 그쳤고, 또 정치신뢰가 성장률과 연관성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더불어 경제성장의 큰 변수로 꼽히는 교육수준 보다 제도신뢰의 영향력이 더 컸다. 황인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제도에 대한 신뢰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그 영향은 교육(고교 등록률) 격차가 국가 간 성장률 차이를 설명하는 정도의 2배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법 집행의 공정성, 물적·지적 재산권 보호,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제도 설계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제도에 대한 신뢰는 게임의 규칙이나 인센티브 구조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신뢰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데 거래 성사에 긍정적 효과를 낸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제도에 대한 신뢰 수준은 낮은 편이다. IMD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의 정의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61개국 가운데 4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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