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교역여건 변화·가계 구매력 미흡…수출·내수 개선 속도 제약'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은행이 수출 개선와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하는 가운데 교역 조건의 변화와 가계 실질구매력 개선 미흡 등을 우려하는 진단을 내놨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현 경제상황을 이처럼 분석했다. 무엇보다 성장세의 확대를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소비가 여전히 저조했으나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전망치인 2.5%, 1.8%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완만한 성장세'로 말하는 데 그쳤고, 투자의 개선도 언급되지 않았다. 수출 개선세와 내수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추가됐다. 한은은 "수출이 세계경제의 회복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지속하고 내수도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완화 등으로 완만하게 회복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의 개선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가계 실질구매력 개선 미흡 등을 꼽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 수준의 등락을 예상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기존 2%대 중반으로 낮췄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된 움직임이 반영되면서 주가와 장기시장금리가 낮은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 강세 전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을 두고선 은행의 증가규모 축소, 비은행의 높은 증가세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보합에서 소폭 상승으로 변화가 있었다.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주요국 과의 교역여건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것을 시사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여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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