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의사 소식에 중국인들 분노…'탑승 거부 운동'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끌려나가는 남성(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판매한 뒤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한 아시아계 남자 승객이 공항 경찰과 보안직원에 강제로 끌려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승객들이 찍어서 공유한 당시 동영상에는 공항 직원들이 안경을 쓴 아시아계 중년 남성을 무력으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이 남성의 배가 훤히 드러나고 안경이 벗겨지며 피를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이날 사고는 항공사가 오버부킹을 하면서 이륙 직전에 승객 4명을 강제로 내리게 한 데서 비롯됐다. 항공사는 호텔 숙박권과 400달러를 제안했지만 내릴 의사가 있는 탑승객은 나오지 않았고 이 비용을 800달러로 올렸지만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4명을 무작위로 추첨했고 이 남성의 아내를 포함한 3명은 수락했지만 남성은 자신이 의사이며 다음날 환자를 보기로 돼 있다면서 제안을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항공사의 오버부킹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지만 유나이트 항공이 승객을 대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 오버부킹으로 예약좌석을 취소한다고 해도 탑승을 시작하기 전 이같은 사실을 고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이날 좌석 부족은 단순 오버부킹 때문이 아니라 이륙 직전 4명의 승무원을 경유지까지 더 태우기로 결정하면서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 규정상 800달러의 보상 제안에도 자원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보상액을 1350달러로 높여야 하지만 항공사측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 임의로 선택된 4명의 탑승객들이 모두 가장 낮은 비용을 낸 승객들 중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무작위 선택의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오즈카 무노즈 CEO
이후 오즈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오버부킹에 대한 해명에도 정작 승객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아 비난이 커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무노즈 CEO는 최근 PR위크가 뽑은 '소통잘하는 올해의 리더'에 선정됐다면서 이는 많은 시민들이 그의 소통 능력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공항당국은 공항 보안직원들의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그중 한명의 직무를 임시 정지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탑승을 거부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지난달에는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 2명의 탑승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시아계 남성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인 의사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중국인인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유나이티드항공 탑승 거부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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