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핫피플]'끊임없는 품평회·테스트…텐션팩트 대박쳤죠'

황주희·양지연 에이블씨엔씨 상품기획자(MD)

황주희 상품기획자(우)와 양지연 상품기획자(좌).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미샤는 소비자들에게 커버력이 좋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요. 이번에 출시한 텐션 팩트는 기존 쿠션 제품의 아쉬운 점을 보완했어요."지난해 출시된 미샤 '디 오리지널 텐션 팩트'에 대해 설명하는 황주희 에이블씨엔씨 상품기획자(MD)의 눈이 반짝였다. 텐션 팩트는 지난해 출시돼 '뷰티 빠꼼이'들에게 극찬을 받은 제품으로 올해 입사 7년 차인 황 MD와 3년 차인 후배 양지연 MD가 손잡고 내놓은 히트 상품이다. 황 MD는 "텐션 팩트는 그물망과 같은 '텐션망'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스펀지에 파운데이션을 묻힌 기존 쿠션과 달리, 통째로 담긴 크림 파운데이션이 텐션망을 통해 묻어나온다"고 설명했다. 히트 상품이 탄생할 수 있던 배경에는 화장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다. 이는 품평 횟수만 봐도 알 수 있다. 텐션 팩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진행된 품평 회차는 10회 이상. 총 4종으로 구성된 텐션 팩트를 1종당 샘플 10개씩 잡고 계산해보면 테스트 횟수는 최소 400번이다. 두 MD는 오전, 오후로 나눠 지속력을 테스트하거나 하루 동안 화장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관찰했다. 이들은 "품평으로 볼이 남아나질 않았다"고 혀를 내두르며 "발랐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니 얼굴이 빨개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데드라인이 다가올 때는 시간이 없어 직접 업체를 찾아가 품평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던 데는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업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트렌드 혹은 고객들의 반응을 체크하는 게 수월했다. 황 MD는 "화장품과 관련해서는 남들보다 관심이 많아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알려줄 수 있던 분야"라며 "관심이 많다 보니 상품 기획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해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자보다 많이 발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화장이 생활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점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MD가 지녀야 할 능력으로는 '소통'을 꼽았다. 황 MD는 "상품 기획을 위한 센스는 많이 듣고 보고 제안해야 길러지는 능력"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아!' 하고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D라는 직무 특성에서 오는 어려움으로는 '데드라인의 압박'을 꼽았다. 양 MD는 "론칭일이 다가오는데 콘셉트가 잡히지 않을 때는 초조하다"고 토로하며 "해결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더 빨리 몸을 움직여 제품이 생산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압박 속에서도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채찍질을 하기도 한다. 양 MD는 "히트 제품을 출시했다고 영원히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며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도록 출시된 제품을 되돌아보며 미흡한 부분을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황 MD도 "제품을 애용해주는 고객을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 없다"고 말했다. 두 MD는 "현재 글로벌 트렌드를 한국에 맞게 바꾸고 있는데 향후 메이크업, 컬러, 트렌드 등을 선도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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