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에 쏟아지는 '톤플러스'…'차라리 가격을 내렸으면'

중고나라에 이틀만에 판매 글 120건 올라와정가 21만9000원, 새제품 중고가 11만원 수준소비자 "차라리 출고가 인하" 주장제조사는 출고가 인상 눈속임 + 재고 떨이

톤플러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LG전자의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HBS-1100)'가 갑자기 중고 시장에 대거 풀리고 있다.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G6'의 사은품으로 책정돼, G6를 구입한 사람들이 이를 현금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제품이 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정가를 주고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눔행복 중고나라' 등 각종 온라인 중고장터에는 톤플러스를 판매하기 위한 게시 글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게재된다. 21일 이후 중고나라에만 톤플러스 관련 글만 120건이 넘었다.LG전자는 G6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30일까지 톤플러스, 롤리키보드2 및 비틀마우스, 네스카페 돌체 쿠스토(택1)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지난 21일부터 G6 가입자를 대상으로 사은품을 지급하면서, 이날부터 중고 장터에 물량이 풀린 것이다.톤플러스는 지난해 5월 출시된 프리미엄급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이 제품은 음향기기 전문업체 하만카돈의 최상위 사운드 등급인 '하만카돈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이용자는 24비트 음원을 무선으로 손실 없이 수신, CD급 음질(16비트)을 뛰어넘는 고품질 음원을 즐길 수 있다. 출시가격은 21만9000원이다.하지만 중고 장터에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면서 현재 판매가격은 11만원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 호가로는 1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4월 30일까지 중고 가격이 계속 떨어질 전망된다.제 돈을 주고 정식으로 구입한 소비자는 낭패다.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오픈마켓에서도 이 제품은 최저가 16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 액세서리를 '끼워팔기' 하면서 이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판매하면서 스마트밴드 '기어핏2'를 예약판매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갤럭시노트7은 40만대 이상 예약판매 됐는데, 이때도 매일 수 십 건씩 기어핏2가 중고 장터에 풀렸다.당시 기어핏2는 출시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상태였다. 기어핏2의 출시가격은 19만8000원이었는데, 당시 공급이 넘쳐 1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떨어졌다.프리미엄폰 가입자는 우선 쓰임새 많은 사은품을 스마트폰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반긴다. 반면 아예 출고가를 낮추는 방식이 구매 유인책으로써 더 효과가 높을 것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새 스마트폰으로 바꿀 계획이라는 직장인 김모씨(32)는 "확보하려는 상품은 스마트폰이고 사은품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출고가를 낮추면 요금제나 공시지원금에 기대지 않고도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LG 등 제조사들은 액세서리 정가 판매를 포기하면서까지 자사 스마트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출고가 인상을 눈속임할 수 있는 효과와 함께 재고 떨이도 가능하다. G6는 전작 대비 6만3800원이 올랐고, 갤럭시S8은 전작보다 10만원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액세서리 판매가가 20만원이라 해도 실제 부품가격은 1/4도 안된다"며 "재고떨이를 하면서 관련 생태계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는 출고가 인하 대신 이 같은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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