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인상' 첫 외국인 수상자… '불길 속 할머니 구조'

얼굴에 심각한 화상, 3주간 중환자실 입원…몸으로 불길 막은 살신성인 소방관도 LG의인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한 외국인 근로자가 'LG의인상'을 받았다. 2015년 LG의인상이 제정된 이후 첫 번째 외국인 수상자이다. LG복지재단(대표이사 구본무)은 지난달 10일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치솟는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니말(39)씨에게 LG 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니말씨는 스리랑카에 있는 어머니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니말씨는 화재 사고 당시 인근 농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LG 트윈타워

니말씨는 집안에 할머니가 갇혀있다는 말을 들은 뒤 주저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현장은 불길이 거세 누구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니말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서 할머니를 구해냈다. 니말씨는 구조 과정에서 얼굴과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속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LG복지재단은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근로자 니말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LG 관계자는 "아무 연고 없는 이국땅에서 자칫 자신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치솟는 불길 속으로 뛰어든 니말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이웃 사랑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말씨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 준데 대해 고마워했고,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LG복지재단은 지난 11일 서울시 용산구 용문동 다가구주택 화재현장에서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일가족을 구조한 최길수(34), 김성수(43) 소방관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소방관들은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5명을 구조하고자 화재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우선 3층에 있던 아이 2명과 4층의 주민 1명을 구조했다. 최 소방관과 김 소방관은 아이의 부모도 구조하고자 나섰으나 3층 집안으로 진입하는 순간 벌어진 천장 틈 사이로 불길이 치솟으면서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최 소방관과 김 소방관은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으로 부모가 대피할 수 있도록 몸을 던졌다. 최씨는 방화복을 입은 자신의 몸으로 불길을 막았고, 김씨는 매트리스를 이용해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차단했다.

LG복지재단은 화재 현장에서 살신성인 자세를 보여준 최길수 소방관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br />

LG복지재단은 화재 현장에서 살신성인 자세를 보여준 김성수 소방관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아이 부모를 모두 구조한 뒤 최씨는 3층에서 뛰어내렸고, 김씨는 불길을 뚫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허리뼈가 골절됐다. 김씨도 얼굴과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소방관이 된 지 두 달째인 새내기 구조대원 최씨는 몸을 다친 관계로 3주 뒤 예정돼 있던 결혼식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은 소방관들이 투철한 사명감으로 구조활동에 살신성인 정신을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류정민 차장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