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6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금융권 금리도 전반적 상승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연내 2~3차례, 최대 4차례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미국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연말에서 내년 2분기 사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빨리 맞는 매가 덜 아픈' 것처럼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압박이 국내 시장서 커질대로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 시장 충격을 주는 것보다 한차례 '조기 충격'을 주고 일정부분 털고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는 "한은이 대내외적 여건상 올리기도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기준금리를 한차례 올리는 것이 옳다"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데 '매도 빨리 맞아야 덜 아프다'는 말처럼 가계부채 급증에 경종을 울리고 속도를 둔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인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미국 금리인상 예상보다 빠른 속도…대내 금리차 역전 가능성=이번 금리 인상은 애초 예상 시기인 5∼6월에서 2개월 이상 앞당겨져 작년 12월 인상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예상 보다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었다.올해 미국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계부채 조기 단속 등이 부각되면서 늦어도 연말께에는 인상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연내 2~3차례, 최대 4차례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0.50~0.75%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상될 경우 1.25~1.50%로 올라가고 네 차례 인상되면 1.50~1.75%로 상승한다.현재 1.25%인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칫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질 수 있고 인상할 경우에는 가계부채 부담이 너무 커져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미국이 금리 인상은 당장 국내에서 가계와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을 급증시킨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은 연간 9조원 증가한다. ◆예견됐던 일…금리는 선반영됐는데 대책마련 서둘러야=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이미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8월 이후 오름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5%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5% 돌파를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한은이 최근 발표한 '2017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39%로 작년 12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8월 2.95%에서 9월 3.03%로 오른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1월 금리는 2015년 2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1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라 6개월째 상승했다. 최고금리의 경우 이미 연 5%대에 육박했다.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론 등 제2금융권의 금리도 치솟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대출금리가 업권 구분없이 전방위로 상승 중이다.◆당국-금융사 대출 강권 '책임론' 대두, 결자해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1344조 대출을 강권한 금융기관 '책임론'도 대두되면서 정부 정책에 앞서 금융기관 자체적으로 다발적인 '가계부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연체율과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함과 동시에 대출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 조정제도인 '프리워크아웃' 확대 등의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특히 저소득층 가계부채 취약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름대로 대안을 마련해야 되는데 눈에 보이는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소득심사 강화, 분할상환 의무화를 담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대부분 금융권으로 확대했고 가계대출 동향 점검을 강화했다. 제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선정하고 2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월 단위에서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카드론이 급증하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지난주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를 상대로 카드론 적정성 여부를 보기 위한 검사를 진행했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등급분류를 다시하고, 만기도래 여신 집중 모니터링하는 등 비상모드에 돌입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 연준 발표와 한은의 결정에 초점을 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점진적인 대출 회수 카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금융사별로 시나리오별 대응 메뉴얼을 정해놓고 선제적이고 미시적 대응을 발빠르게 잘 해나간다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 대표는 "가계부채 총량규제 등 자금경색 우려가 있는 거시적인 대응책까지는 쓰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계부채는 특히 2금융권이 우려되는데 지금 계속 너무 늘고 있어서 브레이크 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금융부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