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장이 종업식서 '탄핵은 정치적 음모' 주장

서울디지텍고 교장, 종업식서 학생들에게 "탄핵은 정치적 음모" 강변

지난 7일 곽일천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이 종업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서울디지텍고 홈페이지 영상)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종업식에서 학생들을 모아두고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곽일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교장은 지난 7일 열린 종업식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탄핵정국에 대한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곽 교장은 이 행사에서 "탄핵 사건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는 지극히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아직 재판에서 유죄인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국회가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이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을 두고 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국가에 실익이 없다"며 "언론, 국회, 검찰, 거기에 종북세력들이 더해서 국가시스템 자체를 뒤엎어보겠다는 불순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여러분들이 역사의식을 갖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꼽히는 뇌물죄에 대해서도 "특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거부당했다"며 "뇌물이라고 입증할 수 없다는 게 현재까지의 추세"라고 힉생들에게 설명했다.곽 교장은 이날 1시간여 동안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사실상 토론회가 아닌 '강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때문에 교육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학교 1학년인 한 여학생이 이에 대해 지적하자 곽 교장은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질문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의견 교환이 오가는 토론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곽 교장의 이날 발언 녹화 영상은 현재 유튜브, 서울디지텍고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상태다. 이 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교장이 무슨 변호사야?' 등의 글이 올라왔다.한편 서울디지텍고는 지난 2014년 뉴라이트 계열이 집필한 교학사 교과서를 유일하게 채택한 바 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친일인명사전 학교 비치도 거부했다. 곽 교장은 이 학교 설립자 곽태영 청지학원 초대이사장의 아들로, 지난 2010년 3월부터 교장을 맡고 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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