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5만5434명 입장 신기록 '동력은 역발상과 갤러리 올인 마케팅'
피닉스오픈의 개최지 스코츠데일 16번홀(위)과 슈퍼볼의 격전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스타디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하루에 20만4906명."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골프장(파71ㆍ726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70만 달러)의 3라운드 입장객이다. 지난해 20만1003명을 경신했다. 최종일 5만8654명의 갤러리가 더 들어와 2017년 전체 입장객 수는 무려 65만5434명이다. 역시 지난해 61만8365명을 넘었다.최종 4라운드가 열린 6일이 미국 프로풋볼(NFL)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이 열리는 날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지시간 일요일, 무려 1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지켜본다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라는 의미에서 '슈퍼 선데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올해는 애틀랜타 팰컨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스타디움에서 격돌했다. 흥행 면에서는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피닉스오픈은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차별화 마케팅으로 오히려 매년 갤러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슈퍼볼이 스코츠데일골프장 인근 글렌데일에서 열렸지만 나흘동안 56만명이나 입장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츠챔피언십은 당시 슈퍼볼을 피해 일정을 하루 앞당겨 마무리했다.
앤드루 존스턴이 스코츠데일골프장 16번홀에서 갤러리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동력은 바로 '역발상'이다. 주최 측은 음주와 고성방가, 심지어 선수들에 대한 야유 등을 공식적으로 허용해 흥행카드로 삼았다. 코스 곳곳에서 술을 팔고, 갤러리는 커다란 맥주잔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닌다. 선수가 셋업하는 순간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골프장을 '해방구'로 만든 셈이다. 16번홀(파3)이 대표적이다. 홀을 둘러싸고 최대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스탠드를 조성했다. 로마시대 검투장과 비슷하다 해서 '콜로세움'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선수들은 괴롭다. 소란스럽고, 티잉그라운드에는 대형 화면을 설치해 일거수일투족이 클로즈업 되면서 중압감이 커진다. 선글라스와 스케이드보드 등 선물을 준비해 갤러리에게 나눠주는 이유다. 잘 봐달라는, 일종의 '통과세'다. 올해는 리키 파울러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앤드루 존스턴(잉글랜드) 등이 선물을 건넸다.이게 전부가 아니다. 17번홀(파4) 전장을 '1온'이 가능한 340야드로 조성해 '볼거리'를 가미했다.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에게는 드라이브 샷으로 '1온'을 노릴 수 있는 '승부처'다. 그린 왼쪽에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물론 보기 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도 있다. 밤에는 인근 공터의 특설무대에서 록 콘서트를 열어 축제 분위기가 이어진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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