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박 대통령 탄핵 대한 입장, 여론과 거리', NYT '정치 현안 제대로 돌파 못해'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외신들도 요동치는 한국의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 전 총장의 대선 포기 결정을 아시아 온라인판 톱뉴스로 다루며 탄핵 정국에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결국 출마 포기로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대중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해 좀 더 인상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원했지만 여론과는 동떨어진 발언을 하면서 (그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 반 전 총장이 직무 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부디 잘 대처하길 바란다.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말한 후 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고 대선 불출마 선언에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언론과 기존 정치권을 비난한 것에 대해 "놀랍다"고 언급하며 그가 밝힌 사퇴 이유를 상세히 소개했다. BBC는 "한국은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다"며 "반 전 총장은 한때 선두주자였지만 정치적 능력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면서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내 소식통을 인용해 위안부 합의 당시 반 전 총장이 축하 성명을 냈다가 해명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서 보인 그의 태도에 부정 여론이 일었고, 가족 뇌물 스캔들까지 연이어 터지며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반 전 총장이 다른 유력 후보들처럼 소속 정당이나 정파가 없어 여러 민감한 이슈나 정치 현안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과 중국 언론도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소식을 전했다. 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 전 총장 본인의 뇌물 연루 의혹에 동생과 조카의 뇌물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대권 도전이 좌절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진영에서 보인 싸늘한 대응에 (반 전 총장이) 전의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보수진영 내 주도권 싸움이 격화됐지만 참모 부재로 지지율 저조를 면치 못했다"는 평을 내놨다. 중국 관영 환구망(環球網)은 "미국 검찰이 250만달러의 뇌물 공여혐의를 받는 반 전 총장의 친동생을 체포해 넘겨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CCTV도 전날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긴급 뉴스로 자세히 보도하면서 향후 대선 정국이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고 전했다.WSJ는 반 전 총장이 대선 후보군에서 제외됨에 따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 모두 중국과 북한 관계를 더 가깝게 하려는 후보들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도 반 전 총장이 불출마하면서 문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진보진영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전망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6011108495085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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