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민자의 자녀인 저는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 그들과 다르다는 느낌,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의 문제는 제 많은 친구, 지인을 포함해 저에게도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글을 쓰게 됐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은 사장은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된 7개국 중 누구도 9ㆍ11 테러에 연관이 돼 있지 않고, 1949년 이래 치명적인 총격사건 중 한 건만이 이슬람 이민자에 의해 발생했다"며 "망명 등 절차를 더 타이트하게 만드는 것은 논의해볼 수 있지만 이번 행정명령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은 사장은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버지니아에서 자란 이민 1.5세다. 하버드대학교 행정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고 타임워너와 구글을 거쳐 삼성전자 사장에 오른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이민자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1989년에 연세대학교에서 6주 단기 코스를 밟을 정도로 모국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가 아는 미국은 '에 플러리버스 우넘(E Pluribus Unumㆍ1955년까지의 미국의 표어로 인종의 용광로를 의미)'을 선포했고 이민자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였다. 미국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찾은 이들을 돕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그들의 자손들이 미국에게 유익한 공헌을 하는 것이었다. 소수인종의 설움을 겪어본 그에게 반이민정책은 미국이 그동안 지켜온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국적을 초월한 인재가 몰려든 실리콘밸리가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반도체기업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공식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을 비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데다 본인 스스로가 이민자의 자녀인 데이비드 은 사장도 잠자코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이번 사태는 마치 매우 세밀한 도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무딘 망치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사람들이 상처를 입게 된다"며 일침을 놨다. 2011년 삼성에 영입된 은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2년 신설한 삼성 넥스트(구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총괄해 책임지고 있다. 벤처 투자, 파트너십, 인수, 소프트웨어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8월 미국의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와 2015년 4월 미국의 '루프페이' 인수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개척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