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SKT가 지난해 MWC에서 선보인 VR로 체험하는 잠수함.
KT는 이통3사 중 VR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업체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VR 기술 중 하나인 홀로그램을 활용한 생중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VR 관련해서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음악서비스인 KT뮤직에서 인기가수의 VR 뮤직비디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앞서 지난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VR를 쓰고 야구중계를 보는 서비스를 선보여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VR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제작 아카데미 등을 운영키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2016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를 U+비디오포털에서 VR로 생중계했다. 360도 VR 생중계는 일반 방송 중계 화면에 담지 못한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전달한 것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기다 VR 생중계에는 VR 영상 안에 실시간 방송 중계 화면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 정교한 연출 능력도 선보였다. VR기기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오큘러스가 지난해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상용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기어 VR',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VR', HTC는 '바이브'를 각각 출시하면서 가상현실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 같이 보였던 2016년이다.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VR에 대한 기대가 실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26일 '가상현실 확산이 지지부진한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가상현실이 예상만큼 빨리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VR 장비가격이 아직 높고, 무엇보다 사람들로 하여금 VR장비를 사게 만드는 킬러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사용자들의 흥미를 이끄는데는 성공했지만, 그것을 지속할만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VR콘텐츠는 얼굴에 씌우는 형태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이용해야 한다. 안구와 불과 몇 센티미터 사이에 마주한 디스플레이의 한계로 인한 멀미, 피로감, 장시간 착용에 따른 불편함 등이 잇따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통사는 VR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VR 콘텐츠는 많은 양의 데이터통신을 필요로 한다. 즉, VR로 인한 트래픽 증가로 신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완숙기에 접어든 무선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통사는 VR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정보통신진흥원은 "VR은 게임, 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크지만, 다른 산업과 연계할 경우 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VR이 5세대 이동통신(5G)과 결합되는 경우 모바일로 실시간 VR 방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유명 가수의 콘서트 등을 여러 사람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라이브 VR로 즐길 수 있게 된다"며 "VR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줄기세포와 같이 타 산업과 어떻게 접목될지에 따라 그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SK텔레콤 관계자는 "ICT산업의 판을 키우기 위해 SK텔레콤은 3년간 11조원을 투자한다"며 "여기에는 인공지능·자율주행은 물론, 가상현실 등 미래형 미디어사업도 포함돼 있고 이 분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VR산업에 대한 구체적 그림이 나오진 않고 있지만, 미래먹거리로써 VR에 대한 확신은 유효하다"고 말했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