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남사벽' 무너지나

머리·조코비치 나란히 호주오픈 조기 탈락시드 1·2위 없는 4강, 2004 佛오픈 후 처음나달은 2년간 메이저 4강 한 번도 못 올라황제 로저 페더러는 선수생활 마무리 준비[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리(30·영국)와 2위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가 일찌감치 탈락했다. 머리는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단식 4회전에서 미샤 즈베레프(30·독일)에게 1-3(5-7, 7-5, 2-6, 4-6)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19일 데니스 이스토민(30·우즈베키스탄)에 2-3(6<8>-7, 7-5, 6-2, 6<5>-7, 4-6)으로 져 2회전에서 탈락했다. 메이저대회에서 상위 1, 2번 시드를 받은 선수가 4강에 한 명도 진출하지 못하고 대회 초반에 동반 탈락하기는 2004년 프랑스오픈 이후 처음이다. 이변이 잇따르고 있는 올해 호주오픈은 훗날 이른바 '4대 천왕 시대'가 끝났음을 알린 메이저대회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앤디 머리 [사진= 호주오픈 공식 페이스북]

머리와 조코비치에 앞서 세계 정상을 다툰 로저 페더러(36·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1·스페인)도 근근히 8강에 올랐으나 전성기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나달은 지난 2년간 메이저대회에서 4강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열일곱 번이나 우승해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페더러는 지난해 7월 윔블던 대회 이후 6개월을 쉬었다. 지난해 말 복귀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2~3년 더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머리와 조코비치도 올해 5월이면 서른이 된다. 4대 천왕 모두 30대에 접어드는 셈이다. 생일은 머리가 조코비치보다 1주일 빨라 15일이다. 한편 스타 등용문이기도 한 호주오픈에서 올해는 독일의 즈베레프 형제가 미디어의 조명을 받았다. 형 미샤 즈베레프는 머리를 제압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현재 세계랭킹은 50위다. 머리에게 패배를 안긴 선수로는 2006년 호주오픈 당시 세계 랭킹 51위였던 후안 이나시오 첼라(38·아르헨티나) 이후 순위가 가장 낮다.

미샤 즈베레프 [사진= 호주오픈 공식 페이스북]

즈베레프의 열 살 아래 동생 알렉산더 즈베레프(20)는 3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3회전에서 나달을 탈락 위기까지 몰아붙였다. 즈베레프는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다 2-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시간은 4시간5분이나 걸렸다. 동생의 현재 세계랭킹은 24위로 형보다 더 높다. 조금만 더 경험이 있었다면 나달을 이겼을지 모른다는 평가도 있다.즈베레프 형제의 아버지 알렉산더 즈베레프 시니어 역시 테니스 선수였다. 아버지의 프로 경력은 화려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는 딱 두 차례, 호주오픈과 윔블던에 한 차례씩 출전해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아들 둘을 훌륭한 테니스 선수로 키워냈다. 특히 작은 아들은 4대 천왕 시대 이후를 주름잡을 수도 있는 샛별로 떠올랐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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