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오른팔, 노무현의 친구에게 도전장…안희정,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지지계층 겹치는 문재인 전 대표와 경쟁 불가피안 지사 측 “대중연설, 토론능력 우위…역전 가능”'불법정치자금 수수 실형 전력, 정치경력 일천' 지적도

안희정 충남지사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노무현의 친구’와 ‘노무현의 오른팔’ 간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문 전 대표를 ‘노무현의 친구’라고 했고, 안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좌(左)광재 우(右)희정’으로 불렸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을 넘어라 ‘민주당의 적자’를 자임하는 안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범 친노’로 분류돼 지지층이 겹치는 문 전 대표를 넘어서야 한다.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지율 4.0%를 기록해 문 전 대표(28.1%)-반기문 UN(유엔) 전 사무총장(21.8%)-이재명 성남시장(9.0%)-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7.4%)에 이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5위에 올라 있다.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정당별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10.8%를 기록해 문 전 대표(32.8%)-이 시장(13.5%)에 이어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이 시장을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단순 지지율 차이보다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적신호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지만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안 지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가 대중연설에 능하고 토론 실력도 우위여서 역전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확장 가능성’도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나 이 시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안 지사 주장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이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는 안 지사가 더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선 주자들의 성향을 보여주는 복지, 안보정책 등에 대해서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나 이 시장 보다 ‘오른쪽’에 서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안 지사는 “대통령으로서 국가간 협약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사드 반대에서 유보적인 입장으로 바뀌었고, 이 시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안 지사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면서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노년층 등 2800만명에게 월 1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이 시장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든 이른바 ‘원조 친노’ 인사들이 문 전 대표 대신 안 지사 캠프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것도 안 지사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황이수 전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이 최근 안 지사의 대선 준비를 돕기로 결정했다. 윤 전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의 입'으로 불렸으며 황 전 비서관 역시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초대 비서 출신이다. ◇장애물을 넘어라 하지만 안 지사가 대선 후보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그의 출마를 두고 '차차기를 노린 포석' 혹은 민주당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라는 시선이 대표적이다. 안 지사는 "페이스 메이커는 현재 1등을 달리는 문 전 대표이고,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할 사람은 안희정"이라면서 이 같은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 시장 등과 달리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어 이 같은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실형을 산 전력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안 지사는 출마 선언문에서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갔다”면서 대선 과정에서 당을 위해 일하다가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유권자들이 얼마나 수긍할 지는 미지수다. 도지사 외에 눈에 띄는 공직을 맡은 적이 없어 대통령 후보로서 경력이 일천하다는 지적도 극복해야 한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구속되면서 참여정부에서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비리 전력자 공천 배제’ 기준에 걸려 총선 출마가 좌절됐다. 안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꺾고 충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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