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 씨의 불구속 수사를 전제로 한 자진귀국을 거부했다. 범죄 혐의자와의 협상은 없다며 정식 송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3일 특검팀 관계자는 정씨가 불구속 수사를 전제로 한 자진귀국 의사와 관련해 "정씨가 현지에서 즉시 석방 조건으로 3일 이내 자진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정부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앞서 정씨는 1일 오후 10시(현지시간)께 덴마크 올보르시 외곽 한 주택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직후 정씨는 우리 정부 측에 불구속 수사 보장을 전제로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또 현지시간으로 2일 덴마크 올보르 법원에서 열린 예비 심리에 출석해서도 "보육원이든, 사회기관이든, 병원이든 아이와 함께 있게 해 준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며 "내가 한국에 가서 체포되면 19개월 된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씨는 혐의 전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이 좋게 나와 "의아하게 생각했다"거나 "승마를 한 것은 엄마가 시켜서 한 것"이라는 등은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나 재학 중 학사 비리 혐의에 관해 부인했다.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포스트잇으로 중요 내용을 가린 계약서에 서명했다"거나 "나는 (지원대상자) 6명 중의 한 명일 뿐이라고 들었다"는 등 향후 수사 과정에서 최 씨와의 공모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법무부는 전날(2일) 오후 7시쯤 외교부를 통해 정 씨의 자진귀국 의사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며 긴급인도구속 청구서를 덴마크 외교부로 발송했다. 여권 무효화가 실행되기 전까지 정씨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구금해달라는 조치다. 이에 덴마크 법원은 정 씨의 구금기간을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 4주 연장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정 씨에 대해 정식 범죄인 인도 청구를 통해 송환할 계획이다.특검팀 관계자는 "정식 절차를 밟을 예정이지만 구금된 점을 고려하면 정 씨의 자진귀국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특검팀은 이미 정 씨의 자진귀국 의사와 관련해 구속 여부에 대한 결정은 수사 대상자와 협상할 것이 아니라고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수사 기간이 제한적인 만큼 정 씨의 자진 귀국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수사팀의 범죄 혐의, 수사 진전 상황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수사 원칙을 깰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또 그동안 정 씨가 특검의 자진귀국 요구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수사를 피해 도피하면서 증거 인멸이나 도피의 우려가 있는 등 자진귀국 의사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특검팀은 정 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최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한 상태다. 특검이 요청한 인터폴 적색수배는 아직 인터폴 당국의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즉각 압송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조치를 취한 정 씨의 여권 무효화와 관련해서는 덴마크 주재 대사와 담당 영사가 구금돼 있는 정 씨를 면담하고 여권반납명령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법에 따라 여권반납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1주일 후면 무효화되는 만큼 정 씨의 여권은 오는 10일쯤 효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령되고 정 씨가 인신보호 청구 등 이에 저항하는 별도의 법적 절차를 밟지 않으면 덴마크 사법당국이 정씨를 국내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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